기존 작계, 작성된지 10년 넘어… 北의 現핵상황 제대로 반영 못해
軍소식통 “북핵 조기탐지-파괴 강구”… 북한 내 핵저장고-핵장착 미사일 등
‘최우선 연합타격 표적’ 정밀 감시… “재래전 작계, 수정해도 한계” 지적
“전술핵 관여 韓전략사 창설” 주장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16일(현지 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한미 연합작전계획(작계·OPLAN) 수정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알려져 그 논의 방향 및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연합작계 수정은 한미가 7차 핵실험이 임박한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본격적으로 군사 대응책 마련에 나선 주요 행보로 볼 수 있다.
○ 연합작계, 北 핵전력 상시 감시 등 내용 넣을 듯
12일 미국에 도착한 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북한의 도발을 막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연합작계 수정 등 북한 핵·미사일 억지력 강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의지를 내비친 것. 같은 날 워싱턴에 도착한 조태용 신임 주미국 대사도 한미 외교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보다 잘 대응하기 위해 연합작계를 업데이트하는 부분이 중점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말 연합작계 최신화에 합의한 뒤 최근 수정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상태다. 현재의 ‘작계 5015’는 대북 전면전과 국지도발, 대량살상무기(WMD) 및 사이버 공격 등을 상정한 한미 연합군의 대응계획이다. 하지만 작성된 지 10년이 넘은 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핵·미사일 고도화가 임계점까지 도달한 북한의 현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아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합작계는 ‘1급 기밀’에 해당해 구체적인 방향이나 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한미는 이를 수정하면서 북한의 고도화된 핵전력을 연중 상시로 정밀 감시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전술핵 저장고와 핵 장착 미사일 등 최우선 연합타격 목록(표적)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내용 등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 소식통은 “킬체인(kill chain·북한의 핵공격 임박 시 선제타격)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와 주한미군과 미 증원군의 첨단 재래식 전력으로 북한의 핵공격을 최단 시간 내에 탐지, 방어, 교란, 파괴하는 방안도 강구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사시 미 전략자산의 적시적 전개 등 대북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연합지휘구조 개편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 ‘한국판 전략사령부’ 창설 주장도
일각에선 한반도 전구(戰區)와 재래전에 국한된 연합작계를 아무리 수정해도 북핵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작계만으로 핵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술핵을 실은 단거리미사일로 미 본토와 한국을 동시 타격 가능한 북한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 유사시 핵을 장착한 전략폭격기나 핵잠수함 등을 한반도에 작전 투입하려면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나 전력사령부의 작계가 가동돼야 한다. 현 대북 확장억제의 실행 여부는 사실상 미국의 결정에 전적으로 달렸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전술핵 개발에 목을 매는 것도 한미를 동시에 핵으로 조준하면 연합작계를 무력화하는 동시에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을 머뭇거리게 만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한국판 전략사령부’를 창설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래야 우리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나 전략사와 함께 핵전력 운용·가동태세에 실질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한미 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공유’에 나서는 등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군 연구기관 관계자는 “한국에 전술핵을 반입하지 않는 대신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핵잠수함 등에 장착된 전술핵의 운용 과정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대북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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