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공개 경고장을 날린 데 이어 당내 의원모임을 모두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맞서 “오히려 계파 정치가 ‘책임 정치’”라는 반박도 나오면서 내홍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5선 중진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에서 지난해 재·보궐선거와 올해 대선, 지방선거 참패를 언급하며 “이런 관성으로 쭉 가면 다음 총선은 쫄딱 망한다”며 “마치 공부 모임을 하는 것처럼 둔갑했는데 찌들어 있는 계파가 여기저기 있다. (우 위원장이) 해체 명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이 전날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한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다.
현재 민주당에는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이 주축인 ‘더좋은미래’(더미래),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등이 사실상의 계파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6·1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처럼회를 직격하며 “검찰·부동산 관련 대표 입법의 타당성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집단 성적까지 엄히 자평하고 자기 혁신과 자진 해체 중 진로를 고민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고성 계파는 모두 해체가 답”이라며 “86 연고 그룹도 해체해야 한다. 당내 선거에 나서는 개인만 탈퇴하는 식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평련 소속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히려 가치와 노선 평가 없는 계파 해체는 남 탓을 위한 알리바이이자 면피”라며 “민주주의4.0, 민평련, 더미래, 처럼회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제대로 된 평가서를 내놓는 것이 책임 정치”라고 주장했다.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계파가 아닌 처럼회를 해체하라는 요구는 왜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정 정치인의 이익과 무관하게 개혁을 끊임없이 주장하는 세력이 더 많아지도록 힘써야 한다”고 적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 모임은 자발적으로 모인 만큼 해체도 그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제가 나서서 모임을 해체하자고 하고 싶진 않다”고 해체 요구에 선을 그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