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1B 폭격기, ‘北핵실험 임박’ 관측 속 열흘 넘게 괌 대기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단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열흘 넘게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괌 기지 일대를 촬영한 15일자 인공위성 사진에 B-1B 폭격기 4대가 포착됐다.

위성사진 속 이들 폭격기는 유사시 약 1㎞ 떨어진 활주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두 활주로와 연결된 유도로를 바라보는 형태로 계류 중이었다.

미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기지 소속의 이들 폭격기는 지난 3일부터 괌 기지에 전진 배치돼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 10여일 간 이들 폭격기의 계류 장소가 2차례 바뀐 것으로 파악돼 이 사이 괌 기지를 출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괌 기지에 배치된 이들 B-1B 폭격기는 지난 6일과 8일, 그리고 12일 등 최소 3차례에 걸쳐 2대씩 필리핀해 상공까지 날아와 임무를 수행했다.

VOA는 “현재로선 B-1B가 언제까지 괌에 머물지, 구체적으로 어떤 작전을 펼칠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B-1B의 괌 배치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B-1B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가장 먼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에도 B-1B는 북방한계선(NLL) 넘어 북한 인근의 동해상 국제 공역을 날며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죽음의 백조’란 별명을 가진 B-1B는 현재 운용 중인 기체의 경우 핵폭탄 탑재 기능이 제거돼 있으나, B-52 폭격기의 2배에 이르는 60톤 상당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 B-1B는 마하 1.25(시속 1530㎞)의 속도로 비행할 수 있어 괌 기지 이륙 후 2시간 남짓이면 한반도 상공에 전개될 수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이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복구를 완료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등 수뇌부의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7차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B-1B 폭격기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강화하고, 동맹·우방국과 합동군, 태평양공군의 폭격기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괌에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