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움직임 지속에도…北 7차 핵실험 미뤄지는 이유는

  • 뉴스1
  • 입력 2022년 6월 18일 15시 59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의 폭파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의 폭파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3달 넘게 지속되고 있으나 실제 행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7년 이미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 입장에선 탄도미사일 발사와 차원이 다른 정치적 의미를 지닌 초대형 도발을 서두를 필요성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오히려 지난주 노동당 전원회의 이후 경제와 방역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활동이 지속되고 있지만 임박한 핵실험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도 이날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이 2018년 5월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으나 올해 초 복구에 나서면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국방부는 올해 3월11일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중 일부의 복구로 추정되는 불상 활동이 식별됐다”라고 공식 발표했고, 5월부터는 “3번 갱도 복구는 마무리 단계이고, 지도부 결심만 있으면 1~2주 내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미국 국무부에서도 북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고, 최근엔 풍계리 4번 갱도 인근에서의 활동도 포착되면서 “4차 핵실험 전망이 본격적으로 나오던 2014년 당시와 유사하다”는 언급도 나온다.

군 당국은 2014년 초 전선 설치, 매설 등 풍계리 활동을 연일 공개하며 경계태세를 강화했으나 실제 핵실험은 2년이 지난 2016년 1월6일 단행됐다. 핵실험에 대한 군 당국과 언론의 관심이 사그라진 시점에야 북한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북한은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시기를 특정하는 등 핵실험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3월 대선, 4월 김일성 생일(태양절)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일 순방, 6월 노동당 전원회의 등 각종 이벤트와 연계된 핵실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이젠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7월 미국 독립기념일 계기 핵실험 얘기도 나온다”며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우리가 엄청난 관심을 갖고 혼란에 빠진 것 자체가 북한 입장에선 일종의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게 핵실험은 핵능력 고도화 작업인 동시에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그러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교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갈등으로 인해 자신들을 향한 미국의 외교 보폭이 넓지 않은 현시점에 이 카드를 사용하면 얻을 게 많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달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강 대 강 원칙’, ‘대적투쟁’ 등 위협적인 표현을 동원했으나 핵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공식매체들도 핵실험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최근엔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도 하지 않은 채 경제와 방역을 중점과제로 부각하고 있다. 북한이 긴장의 고조와 대화와 협상 국면 전환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해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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