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8일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정당에선 당원들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 투표 비중을 현재 10%에서 50%까지로 늘려야 한다는 친명(친이재명)계 주장에 직접 가세한 것. 그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도 당연한 원칙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 문제”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6·1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속에 전날까지도 “묵언 수행 중”이라며 말을 아끼던 이 의원이 하루 만에 전당대회 룰을 염두에 둔 공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李 “계양을 권리당원 2배 늘려야”
이 의원은 18일 오후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계양을 권리당원 수가 8500명이라는데 8만5000명은 돼야 하지 않겠나”라며 “일단 계양을부터 당원을 2배 정도로 늘리자”고 했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 의원의 지지자 수백명이 참석했다.
이 의원 측은 “원론적 발언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당 내에선 본격적인 전당대회 룰 개편 논의를 앞두고 이 의원이 직접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20일 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첫 회의에 나선다. 현행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 선거에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적용하는데 친명 진영은 3·9 대선 이후 개딸들의 대거 입당을 계기로 권리당원 투표 비중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친문계는 현행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과도한 표현은 공격의 빌미가 된다”며 최근 과도한 ‘팬덤정치’로 논란을 일으킨 개딸들을 향해 자제의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과격한 표현, 거친 표현, 억압적 행동 이런 것들이 최근 문제가 되는데 그런 것들은 오히려 적개심을 강화할 뿐”이라며 “표현을 ‘포지티브’ 하게 (해야 한다.) 우리 개딸 여러분이 정말 잘하는 게 그런 것 아니냐”고 했다. ‘문자폭탄’과 관련해서도 “어린 아이들도 억압하면 반발하는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억압적 표현을 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냐”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중도층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 ‘처럼회’ 대거 최고위원 도전 가능성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막판 저울질 중인 가운데 당 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에서 대거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을 거치면서 처럼회가 개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기 때문. 현재 이름이 오르내리는 사람만 고민정, 김남국, 양이원영, 이수진, 장경태 의원 등이 있다.
처럼회 내에선 연일 개딸 옹호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딸로 대표되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민주당 지지층을 폄하하거나 왜곡하고 편 가르기 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처럼회를 전략적으로 지지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처럼회에 내에 이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처럼회는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계파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의원이 직접 개개인의 정치적 결단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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