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징계 결정을 2주 뒤로 미루면서 당내 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 대표를 징계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음 달 7일 윤리위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이 대표를 둘러싸고 당 내홍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는 22일 이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리위는 다음 달 7일 회의를 다시 열고 이 대표를 참석시켜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소명을) 청취하는 절차를 일단 하는 것”이라며 “징계할지, 안 할지는 소명을 다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위는 이날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소명을 위해 회의에 출석한 김 정무실장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관계자를 만나 투자 유치를 약속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리위는 김 정무실장이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금 의혹이 덜 풀렸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 아래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윤리위가 이 대표의 측근에 대해 징계 절차를 개시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게 됐다. 또한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도 결론나지 않으면서 리더십 위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윤리위가 다음 회의에서 이 대표를 불러 소명을 듣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또는 ‘경고’ 중 하나가 내려질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윤리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중 하나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모든 윤리위 회의는 기준을 정하고, 결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예단해서 징계하겠다고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윤리위가 징계를 결정한다면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려 여권이 극심한 내분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인데 징계가 내려질 경우 당 대표 거취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당에서 내홍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결정이 미뤄진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윤리위 회의 직후 “7월 7일에 소명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며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을 텐데 길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윤리위 징계 절차 등과 관련해서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정무실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리위원회는 저를 당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의 참고인으로 출석시킨 뒤 소명 내용을 곧바로 저에 대한 조사로 취급하고, 징계안건의 회부 절차 없이 곧바로 징계절차를 개시했다”며 “이는 명백한 절차 위반이다. 당규 윤리위원회 규정 위반으로서 무효”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도 이날 당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리더십 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당 혁신을 총괄하는 혁신위원회가 출범하는 날”이라며 “앞으로 혁신위 활동을 통해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넘어서서 확실하게 저희가 의회에서도 다수가 되도록 준비하는 기초를 닦는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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