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총장 패싱’ 논란에 “검찰총장이 식물 될 수 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3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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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2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6.23.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전날 발표된 검찰 인사를 두고 “우리 법무부 장관이 능력이라든지 그런 걸 감안해 제대로 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진 대규모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두고 불거진 ‘총장 패싱’ 논란을 일축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총장 패싱 논란에 대해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수 있겠나”라며 “검찰총장은 전국 검찰 수사를 지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차피 인사권은 장관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저는 검찰에 대해 책임장관으로 인사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인사권은 한 장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인 것이다.

이날 총장 직무대리인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총장 직무대리로서 법무부와 인사안에 대해 충분히 협의했다”며 ‘총장 패싱’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 차장은 “어떤 총장이 와도 참모와 함께 바로 일하는데 부족함이 없게끔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인사를 단행했다”며 “자질과 역량을 갖췄으며 좋은 품성을 가진, 내외부에서 고르게 평판 잘 받는 분들이 보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친윤(친윤석열) 검사’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차장은 “검찰에서 탕평인사라는 표현이나 어떤 특정 분야 검사들이 우대 받았다는 표현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업무와 관련해 충분한 성과 보여주신 분들, 노력한 분들 위주로 선발했지 다른 이유로 선발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검찰 인사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친윤 검사’들의 핵심 요직 장악과 ‘비윤 검사’들의 좌천으로 귀결됐다”며 “검찰총장 시절 검찰 인사에서 패싱 당했다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대치했던 것은 무엇이었느냐”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무 장관이 검찰총장이던 자신과 협의 없이 검찰 인사를 한 것을 두고 “인사권도 없고 주변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한다”고 했던 것을 겨냥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검찰총장 인사는 일부러 질질 끌면서, 최측근 한 장관을 통해 검사 인사를 단행한 지금의 사태야말로 초유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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