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4일 국정원이 최근 1급 부서장 27명 전원을 대기발령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낸 박 전 원장은 이날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내가 국정원장 (자리에서) 물러간 지 이제 (사직원에) 잉크도 안 말랐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원 물갈이’에 들어간 것에 에둘러 유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나는 사실 개혁된 국정원을 존경한다. 우리 국정원 직원들의 질, 퀄리티가 굉장히 좋으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애국심과 헌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그렇게 부서장들 27명을 일거에 교육원으로 발령을 냈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직 안의 사정을 모르면서 친정에 침을 뱉는 일은 안 해야 한다”면서도 “사실 1급들은 임기가 없다. 그러니까 어느 부처에서나 1급들은 1년 내지 2년 (근무)하고 순환돼서 그런 차원인지 모르지만 저렇게 일거에 전원을 해버리면 물론 단장들이 직무대행을 맡는다고 하지만 혹시라도 안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원장과 차장, 기조실장들이 잘 챙겨주기를 바랄 뿐이다.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재차 안보공백 우려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국정의 모든 것은 국민의 상식이 지식”이라며 “그래서 국민이 염려하는 것을 제가 한 가지 말씀을 드렸지만 전직 국정원장이 친정에 대해서 이렇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식 인사가 아닌데도 국장 전원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원을 장악하려는 조급함의 발로가 아니라면 절차를 요식행위로 여기며 무시하고 갈아치우겠다는 오만함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로 서민은 매일매일 고통받고 있는데 민생경제를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노력은 보이질 않는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정권 장악에 쏟는 노력의 반이라도 민생경제에 쏟는다면, 위기 상황을 국민과 함께 극복할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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