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올해 6·25전쟁 제72주년을 맞아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이날 청와대 관람행사엔 박민식 보훈처장이 ‘일일 가이드’로 함께해 용사들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표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천안함 상징이 그려진 티셔츠와 ‘영웅들을 예우한다’(Honoring our Heroes)‘는 문구가 적힌 모자 차림으로 참전용사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청와대 시화문에서부터 본관, 상춘재, 녹지원으로 이어지는 관람 코스를 동행했다.
그는 청와대 본관 앞에서 “과거 청와대는 궁궐 같은 곳이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은 국민 머슴‘이란 생각으로 국민들께 돌려줬다”며 “윤 대통령이 내게 ’참전용사들을 특별히 잘 챙겨드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또 이날 참전용사 한명 한명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사연을 듣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재미교포 참전용사가 “베트남전에서 싸웠다”고 소개하자, 박 처장도 “부친(고(故) 박순유 중령이)이 (베트남에서) 맹호부대 첩보부대를 지휘하다 전사하셨다. 저와도 인연이 있다”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온 다른 참전용사가 “내가 지킨 대한민국이 너무 발전해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박 처장의 손을 잡자, 박 처장은 “7월에 미 워싱턴DC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에 참석한다. 그때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청와대 곳곳에서 일반 관람객들과도 마주쳤다.
“이분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입니다”는 박 처장의 소개에 시민들도 박수를 치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부모와 함께 청와대 관람에 나선 어린이들은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인 뒤 악수를 건넸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십시오”라고 외쳤다.
또 미군 참전용사 가족으로서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당시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복무한 데이빗 페나플로씨는 청와대 관람이 끝난 뒤 부대 마크가 새겨진 가죽재킷을 박 처장에게 선물하며 “이 옷이 우정의 징표로서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처장은 곧바로 재킷을 착용한 뒤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름도 모르는 나라,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청춘과 인생을 바친 분들이 오셨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끝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려야 한다. 보훈처도 이분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예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는 연례적으로 해왔는데, 올해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청와대로 모셨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지나가던 시민들도 박수를 쳐줘 감동적인 장면을 많이 목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청와대 관람엔 미국·영국·캐나다·호주·필리핀·에티오피아·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이탈리아 등 9개국 유엔 참전용사와 교포 참전용사, 그리고 그 가족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참전용사들은 이날 청와대 관람에 이어 임진각을 방문한다. 이어 27일엔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보훈처장 주관 감사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출국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