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108 번뇌 중”이라고 밝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주말 사이 트위터로 적극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과 깜짝 소통에 나섰다. 정부를 향해선 공매도 금지와 유류세 과세 중단을 제안하는 등 ‘민생 메시지’를 이어가면서 당 대표 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26일 새벽 트위터로 개딸들과 직접 두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좋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설득의 심리학’을 권하며 “억압보다 설득이 인간적일 뿐 아니라 훨씬 더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정치인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최근 당 워크숍에서 친문(친문재인) 진영으로부터 거센 불출마 압박을 받았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당 내에서 과도한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보란 듯이 개딸들과 직접 소통하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게 ‘여야정 거국비상경제대책위’를 제안하며 국회 내 존재감 키우기에도 나섰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때문에 민생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경제는 심리다. 대책이 없다며 손을 놓으면 불안심리로 상황은 더 악화한다. 국회에선 저부터 나서겠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장고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이어가고 있다. 비대위 측이 이 의원에게 “6월말 7월초에는 출마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 마감이 다음달 17일까지인 만큼 이 의원의 고민이 한 달 가량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의원의 측근 의원은 “본인이 결단하고 책임져야 하니 주변에서도 ‘알아서 잘하라’고만 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 상황이 안 나갈 수는 없는 상황 아니냐”고 했다.
다만 그의 출마 여부를 두고 이어지는 공개 비판이 막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 출마가) 무엇이 ‘개인적으로 손해’이고, ‘번뇌’할 일인가”라며 “개인적 손해를 따질만큼 한가하고 계산적이라면 ‘공적인 임무를 수행해서는 안된다’는 걸 스스로 자처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국회는 이 의원이 이끌어 온 도청이나 시청과는 전혀 다른 곳”이라며 “이 의원으로서도 지금 같은 ‘비토론’이 이어진다면 당 대표가 된들 당의 정상적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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