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카드를 국민의힘이 사실상 거절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도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이 안팎으로 궁지에 몰린 모습이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사위 조건부 양보론’에 대해 “민주당 워크숍에서 의원 70% 이상이 동의한 내용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표로 이어진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 정상화의 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야당 의원 대다수가 협의해 낸 제안을 한 시간도 안 돼 거절하는 걸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야당이 국회 정상화에 적극적인데 여당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걷어차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사개특위 정상화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준석 대표는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7월)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가 원 구성에 대해 협의할 때는 사개특위가 조건부로 되어 있지 않았다”며 “당시 합의를 준용하는 선에서 우선 논의를 끝내고, 나머지 현안은 원 구성을 바탕으로 신뢰가 확보된 뒤 서로 다른 채널로 소통해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으로선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은 전날 당 의원들에게 “민주당이 조건부로 국민의힘에 법사위를 양보한다는 기사에 당원들의 실망과 분노가 치솟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돌렸다. 정청래·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 의원들도 법사위원장을 넘겨서는 안 된다며 원내 지도부에 재협상을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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