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소집을 예고했고,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입법 폭주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28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다고 한다. 여야 합의 없이 국회의장을 단독 선출한 2020년 전반기 국회의 재연이 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한다면 입법 독재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욱이 지금은 국회의장이 공석인 상황으로 의사일정을 작성할 주체가 없다.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근거 규정 역시 없다”며 “(민주당의 단독 소집은) 또다시 국회가 지켜온 협치 정신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검수완박’ 악법 완성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 검수완박 강행처리 때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는 조건으로 국회 사개특위 구성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사개특위에서 검수완박의 마지막 단계인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악법에 동조할 수 없으며 지난해 양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대로 조건 없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대선, 지선에서 연이어 국민 심판을 받고도 아직 민심이 무서운 줄 모르는 듯하다. 쇄신하겠다고 했지만 눈속임이었다”며 “민주당이 또다시 입법 폭주로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기에 나선다면 정부는 제대로 일할 수 없거니와 민생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국민은 협치를 원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박수 받았던 2021년 7월 23일 여야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협상 농단’이라며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어떤 양보도 없이 철벽같이 고집만 피우고 있는 국민의힘은 역대 어느 여당도 보여주지 않은 국회 정상화를 의도적으로 가로막는 새 기록을 쓰고 있다”며 “문제투성이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청문을 패싱하고 임명을 강행하기 위해 정략적 의도로 원 구성 협상을 계속 막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상한 시국에 대통령은 나토행, 여당 원내대표는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며 “협상의 상대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아예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무리 아마추어 정부, 야당 티를 못 벗는 여당이라지만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도가 지나치다. 국정운영 우선순위에서 민생과 협치는 밀려도 한참 뒤로 밀렸다”며 “출범 두 달이 다 되도록 국정의 갈피조차 못 잡고 매일매일 초단타 국정운영에 빠져있는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앞날이 위태롭기 그지없다. 지금은 공항에 체크인할 때가 아니며, 민생 체크인이 우선이고 국회 체크인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다. 6월까지는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여당을 설득하는 협상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6월 내 합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후 다음 달 1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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