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사전통보 없이 수일 전부터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30일 “최근 북한이 호우로 인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군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실시간으로 유관기관과 상황을 공유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과 재산피해 방지를 위해 빈틈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황강댐 방류는 며칠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진강 상류 지역에 며칠 새 큰 비가 내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군은 북한이 수위 조절 차원에서 수문을 연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시 사전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사전 통지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28일 남북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댐 방류 시 사전통보해줄 것을 북한에 요청했으나 북측은 응답 없이 방류에 나섰다는 것이다.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방류가 이뤄지면 우리 측 군남홍수조절댐까지 도착하는 데 4~5시간이 걸린다. 황강댐의 저수량이 군남댐(저수량 7160만t)의 약 5배인 3억5000만t에 달해 수문을 열면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빠르게 높아진다.
다만 필승교 수위는 최근 관심 수위인 5m까지 올라갔다가 이날 오전 점차 떨어져 3m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위가 5m보다 훨씬 더 올라가면 주민대피령이 내려진다. 군은 현재는 수위가 하강하는 단계로 판단하고 있지만, 다음 주까지 북한에 비가 이어지는 것으로 예보돼 상황을 주시하면서 우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2020년 북한이 장마철에 황강댐 수문을 수차례 개방해 수위가 급상승했고 이에 경기 파주와 연천 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바 있다. 당시 주택 71채가 침수됐고 군사시설 141곳과 하천 44곳이 유실되는 피해가 있었다. 2009년에는 황강댐 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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