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가교역 박성민 석달만에 떠나… 친윤 ‘尹, 李와 거리두기 신호’ 해석
일부 “朴 개인선택… 확대 해석 말라”… 李 “개혁에 박차” 사퇴 가능성 일축
경찰, 성접대 했다는 기업인 조사 “… ‘박근혜 시계’ 선물로 받았다” 진술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사진)이 30일 전격 사임했다.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일주일 앞두고 이뤄진 사임을 두고 “이준석 고사 작전”(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단순히 개인적 선택”(당 중진 의원)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진 가운데 이 대표는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 윤리위 앞두고 李 떠난 친윤 비서실장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박 의원은 3월 대통령선거 이후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아 이 대표와 윤 대통령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 대표와 일부 친윤 세력 간 갈등으로 당 내홍이 격화되자 박 의원은 주변에 심적 고통을 토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박 의원이 이전부터 친윤과 이 대표의 중간에 껴서 오해받고 고생했다고 수차례 얘기해왔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박 의원이 이 대표 곁을 떠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친윤계에서는 7일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결정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더 거리를 두겠다는 신호라고 보고 있다. 박 의원이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두 해외 출장을 떠나 있는 기간에 사임한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점점 당에서 고립무원에 빠지는 구도”라고 했다.
반면 비서실장의 사임이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의 이 대표 손절 수순’이라 보기엔 무리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고작 초선 비서실장의 거취에 대통령이 개입했을 리가 있겠느냐”며 “박 의원 개인 차원으로 봐야지, ‘윤심 손절’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귀국하는 1일 이후 당 내홍의 새로운 전환점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박 의원의 사임에 대해 “사전에 논의했다”면서 윤리위가 열리기 전 사퇴할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포항에서 박 실장과 만나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들었고 제가 (사임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며 “아무리 계속 정치적 상황이 발생한다 해도 개혁의 동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과 정부의 지지율 추세가 최근 부침을 겪고 있다”며 “이걸 돌파할 방법은 작년 이맘때처럼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 내홍 격화 속 2030세대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점을 강조하며 ‘이준석발 혁신’의 불씨를 되살려 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李 성 접대 제공’ 주장 인사 경찰 조사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조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대표는 다른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라 옥중 조사를 받았다.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경찰 접견 조사 후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성 접대 후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선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2013년 당시) 김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모실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이 대표가 (대통령을 연결해줄) 두 명을 거론하며 ‘힘써 보겠다’고 말했다”며 “한 명은 이 대표가 형님처럼 모시는 국회의원이고 나머지 하나는 기업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가 김 대표에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0차례 넘게 접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이후 소통한 바도 없다”며 “없는 시계를 요청해서 구해줬다고 한바탕하더니 (그 두 명이) 누구 이야기하는지 이름이나 들어보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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