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97(90년대 학번, 70년대생)그룹’ 의원들이 연일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 깨기에 나섰다. 전당대회 구도가 사실상 ‘이재명 대 97그룹’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박용진 의원(51)은 30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어대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란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며 “더 이상 진영논리를 위해 악성 팬덤과 정치 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사흘이면 천하를 뒤집을 수 있다’고 했고, 지금 두 달이나 남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날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의원(51)도 CBS 라디오에서 이 의원을 선동열 투수에 빗대며 “최고의 투수가 매일 경기에 나가면 좋을까”라며 ‘이 의원이 지금 쉴 때라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했다.
강훈식 의원(49)도 3일 출마 선언을 예고한 가운데 97그룹이 ‘반명(반이재명) 공동 전선’을 꾸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의원은 “97그룹 동지들과 경쟁, 협력하며 길을 열어가겠다”고 했고 강병원 의원도 97그룹 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흐름만 바뀌면,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는 바람만 생기면 얼마든지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도 “위장·꼼수 탈당은 민주주의의 규범을 깨뜨리는 행위”(강병원), “전형적인 내로남불”(박용진)이라며 잇따라 반대론을 제기하는 등 강경파를 비롯한 범이재명계와 철저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 의원 측은 이날도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대선과 지방선거 이후 당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여러 계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민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올리는 등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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