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여야는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일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하겠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선출은 불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주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4일 의장 선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일 “최소한 입법부 수장의 장기 공백이라도 없도록 의장만큼은 우선 선출해서 시급한 민생 경제에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거듭 말하지만 국회법에 의거하여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그 어떤 절차적 하자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다음 주 월요일에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한 것은 (주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여당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려 보기로 한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법제사법위원장 양보라는 민주당의 통 큰 결단과 민생 경제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고려해 이번만큼은 수용 가능한 양보안을 속히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국회 개점휴업 한 달 동안 민생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 시름은 더 깊어졌다. 국민은 우리는 이렇게 힘든데 정부는 국회는 뭐하고 있느냐고 묻고 있다”며 “계속 정쟁하는 식물국회냐, 제대로 일 하는 민생 국회를 선택하는 것은 이제 국민의힘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내 1당인 야당을 공격해서 굴복시키는 데에만 골몰하지 말고 진정으로 타협하고 포용하는 협치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 여당의 몫”이라며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갖고 국회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길 인내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최대 쟁점이었던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는 조건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안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사개특위에서 검수완박의 마지막 단계인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당은 제1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를 내는 관계에 따라 김진표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의장 선출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을 선출한다면 오늘 하든 (다음 주) 월요일에 하든 민주당이 국회법을 위반한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날짜를 미룬다고 불법이 합법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대의민주주의 상징인 의장을 한낱 당리당략을 위해 거수기로 전락시키려 한다.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 마음대로 뽑아 특정 정파의 수장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치욕의 역사를 헌정사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곧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 의원을 향해서도 “국회 권위를 지키는 의장이 되겠다면 여야 합의에 따라 적법한 절차대로 선출된 의장이 되는 게 우선”이라며 “민주당의 피가 흐르는 민주당만의 국회의장이 아니라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한민국 국회의 의장이 돼 달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 수석부대표도 “법사위원장은 1년 전에 이미 계산이 끝난 상황이다. 밀린 외상값을 갚으면서 양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이 개원의 사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사개특위 부분도 민주당의 의회 독주로 폭주 처리한 검수완박 후속조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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