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대북 원칙론’이 국제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자유민주주와 인권, 법치주의 등 인류 보편적 가치·규범의 중요성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중국의 반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와 현안, 미래를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 논의하면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공군 1호기에서 기내간담회를 갖고 “정상회의에 등장한 각국 정상들이 언급한 주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핵에 관한 문제였다”면서 “실제 회의장에서 각국 정상들이 북핵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수위는 대단히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고 한반도의 엄중한 긴장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대응을 위해 상당 기간 중단됐던 군사적인 안보 협력이 다시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론에 합치를 봤다고 할 수 있다”며 “더 세부적인 것은 각국의 외교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또는 안보 관계자들이 논의를 이어가면서 더 진전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두고 중국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선 인류 보편적 가치·규범 연대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환영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의 나토 참석에 불만을 표시했는데, 대중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복안 설명을 부탁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미일 3자 회담이라든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서 저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든 국제관계에서든 간에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국내 사회 규범이든 국제관계에 있어서의 규범이든 다 함께 지켜야 하는 규범과 이 가치를 지켜야 된다고 하는 그런 정신을 갖고 국제 문제나 국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제 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고 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런 공통의 가치관, 또 이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해 나가는 규범을 우리가 지켜야 하고, 그 규범에 기반한 질서가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국가든지 간에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우리가, 세계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와 규범을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다 함께 그것에 대해서 규탄하고 연대해서 제재도 가하는 것”이라며 “또 만약 그 국가가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가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지, 어떤 국가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말씀드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외교 정책을 펴겠다는 것도 기본적으로 어떤 보편적인 원칙과 규범에 입각한 외교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며 “그 외교 정책은 국내 문제와도 일치하는 것으로, 국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의 철학이나, 외교 원칙이나 대동소이하다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 문제는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해 왔다”며 “과거사 문제에 양국 간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를)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우리가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스페인 방문 기간 중 기시다 총리를 총 다섯 차례 만났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가 열린 이페마(IFEMA)에 입장하면서 가진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에서 기시다 총리의 첫인상에 대해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양국의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스페인 방문에서 안보 협력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과 부품인 반도체와 원전, 방산, 자동차 배터리 등을 각국 정상에게 소개하는 세일즈 외교에도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안보 차원,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규 원전에 대한 관심들이 상당히 있었다”며 “(저는) 각국 정상들에게 ‘우리 대한민국의 원전 시공 능력이 단연 세계 최고’라고 설명하고, 한국이 독자 개발한 APR1400 모형에 대한 소개 브로슈어(안내서)를 준비해서 정상들에게 설명하면서 책자도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게 빠른 시일 내에 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여러분(각국 정상들)이 참모나 경쟁국·기업들로부터 보고를 받아보면 대한민국의 제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을 아실 것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방위산업과 관련해서는 “방산 분야에 관심 있는 나라들이 많았는데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자국의 국방을 더욱 강화하고 방위산업 기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국가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대부분은 우리가 방산 물품을 수출하면 적절한 시기에 기술을 이전하는 절충 교역의 형태를 유지해왔는데, 우리와 초기부터 함께 연구·개발을 해 기술을 공유하는 것을 희망하는 나라들이 많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국방부 장관, 원전에 대해서는 산업부 장관이 상대국 장관들과 세부적인 협의를 진행하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030부산엑스포와 관련해서 윤 대통령은 “만나는 정상마다 부산 얘기를 꼭 했다”며 “준비 상태와 엑스포 역량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세계 어느 나라든지 엑스포가 있으면 자국의 산업 성과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저는 대한민국이 엑스포를 두 번 했고, 동계·하계 올림픽, 월드컵을 유치한 국가이고, 전통산업에서 첨단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기 때문에 국가의 산업 성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가장 잘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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