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는 2일 오후 인천 중구 항동7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고(故) 이대준씨 유족들과 함께 추모제를 갖고, 위령제 및 현장 점검을 위해 연평도로 출항했다.
하태경 위원장은 “해경이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제시한 7가지 중 감청, 도박 빚, 정신적 공황상태를 제외하면 모두 배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면서 “바다 위에 어떤 부유물이 있는지, 배 안에 방수복과 구명조끼가 있는지, 야간 당직 때는 어떤 신발을 신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출항 전 터미널에서 진행한 추모제에는 하태경 국민의힘 TF 위원장, TF 민간위원인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이대준씨 형 이래진씨,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헌화·묵념과 추모사를 한 뒤 이대준씨의 자녀들이 쓴 편지를 대독했다.
숨진 이씨의 아들은 편지에서 “아빠가 살아온 47년을 평가할 자격이 되는 사람들은 20년을 함께 살아온 엄마와 저희뿐이다”면서 “가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아빠를 잘 알기에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전했다. 딸은 “아빠가 (그곳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이씨의 형 이래진씨는 “동생이 숨질 당시 작은 조카(이씨의 딸)는 초등학교 1학년에 불과해 사망 소식을 최근까지도 알리지 않았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아빠만 기다리던 조카는 ‘지금이라도 말해줘 고맙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또 “가족과 이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생의 죽음과 그리움은 남다르다”면서 “사고가 나고 지금까지 그 과정을 겪어오면서 너무나도 많은 상처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은 추모 발언에서 “이씨가 실종됐을 당시 그 지점에 함정 하나만 보냈어도 이씨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가까이에 군함이나 해경함이 있는데도 북한이 이렇게까지 이씨에게 함부로 했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하 위원장은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대한민국이 내 곁에 있는가 묻는 것이 이번 사건에서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김기윤 변호사는 “지난 2020년 10월 이래진씨와 함께 국방부 관계자를 만나 숨진 이씨를 발견한 좌표(위도·경도)를 달라고 하니 ‘군사기밀’이라며 거절당했다”면서 “나중에 소송을 통해 국방부로부터 ‘좌표가 없다’는 변경된 회신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김 전 해군 군수사령관은 “이씨의 첫 발견지점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군함이나 해경함을 그쪽으로 ‘안’ 보냈는지 ‘못’ 보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감시체제와도 관련된 엄청난 문제다”고 성토했다.
TF와 유족은 이날부터 3일까지 이틀 동안 연평도에 있는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35호에 탑승해 숨진 이씨가 발견된 해역을 살펴본 뒤 다음날 정오께 다시 인천항으로 입항할 예정이다.
앞서 해경은 지난 2020년 9월 이대준씨 사망 일주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씨가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실종 당시 슬리퍼가 선상에 남겨져 있었다는 점 등을 월북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자진월북’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사건 발생 1년9개월 만인 지난달 16일 해경은 “이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면서 중간 수사결과를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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