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던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대선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재명 의원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권 유력주자인 이 의원을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권리당원 자격 문제로 출마가 최종 무산됐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의원이) 대선 때 디지털 성범죄나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몇 번이고 저와 약속을 했는데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박완주 의원 제명권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대해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이 의원을 적극적으로 엄호해왔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어 “심지어 최강욱 의원 사건을 제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 저는 이것이 온정주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또 “이재명 의원에게는 지금 얽힌 문제들이 많다.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다”며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에서 정치 보복을 하기 위해 계속 시도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당은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또다시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으로만 비춰질 우려가 크다”며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들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것을 두고도 “의문점은 이들이 586세대보다 나이가 10살가량 어린 것 외에는 무엇이 다르냐는 점이다. 지금 출마 선언을 한 분 중에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 당의 개혁과 쇄신을 말할 때 계속 침묵하셨던 분들이다. 97그룹도 혁신의 대안, 이재명 의원의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에서 당 대표 출마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정치를 계속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결정을 그렇게 한다면 따를 것”이라며 “너무 힘들지만 이미 들어와 버린 이상, 지금의 생각으로는 계속 (정치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터뷰 이후 박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는 좌절됐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에서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사안을 논의했다.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해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은 박 전 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당규 상 당직이나 공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월 14일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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