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7일 재임 시절 국정원 첩보 보고서를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혐의로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정원은 전날 문재인 정부 시절 있었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어민 북송사건에 관해 각각 박지원 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은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월북 의사 등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된 일부 첩보 자료에 대해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국정원 PC를 사용하면 바로 서버로 연결된다”며 “삭제를 했다고 하더라도 메인 서버에 (흔적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또 “특별정보(SI) 문서는 국정원이 생산하지 않는다”라며 “내 것을 삭제해도 남(첩보 생산기관)이 가지고 있는데 왜 그런 바보짓을 하겠느냐”고도 했다.
박 전 원장은 자료 삭제 후 직원들을 입단속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 전 원장은 “입단속을 한 적이 없고 할 필요도 없다”며 “국정원 직원들은 보안 의식이 나보다 더 철저하고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직원들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고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박 전 원장은 “부임 겨우 한 달 남짓 되는 신임 위원장이 국정원을 걱정원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국정원 감찰이나 감사는 굉장히 고강도로 이런 문제가 나오면 전직 원장, 직원도 반드시 감찰 감사를 해야 한다”며 “나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검찰에 고발한 건 법적으로도 틀렸고 전직 국정원장에 대한 예의 없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원장은 또 국정원이 1급 부서장 27명을 대기발령했다는 전날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과거 사람들을 데려다 보직한다고 기사가 났는데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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