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결정에도 여권 내부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친이준석계 인사들은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쿠데타”에 비유하며 반발했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혼란을 수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내 친이준석계 인사들은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윤리위의 징계를 문제 삼았다. 하태경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 대표를 물증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것은 부당하고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극렬 유튜버의 농간에 발맞춘 윤리위”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윤리위의 결정을 ‘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윤리위가 당원과 국민이 뽑은 당권에 대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본다”며 “반란군은 토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에 대해 “납득이 안 된다”며 “(국민의힘) 지지율은 10%포인트쯤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 의원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징계는) 더 늦출 수 없는 결정이었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준석 리스크’로 인한 당내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이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과 윤리위 징계 문제를 놓고 국민적 피로감이 쌓인 상태였다”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정권 초에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가 산더미인데, 당 대표 징계 문제에 가로막혀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일에 이제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징계와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당원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조속한 극복’을 언급한 만큼 이 대표의 사퇴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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