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한 이준석 대표는 주말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잠행을 이어갔다. 당초 이 대표 측은 당원권 6개월 정지 결정에 즉각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태도였지만, 신청 여부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법원이 윤리위의 손을 들어줄 경우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8일 오후부터 페이스북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 8일 밤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포카혼타스’의 주제곡 ‘바람의 빛깔’ 노래를 공유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 노래에는 “자기와 다른 모습을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등의 가사가 담겼다. 여권 관계자는 “끊임없이 이 대표를 흔들어댔던 ‘반(反)이준석’ 진영 등을 향한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노래는 이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몸담고 있던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을 비판할 때도 거론했던 노래다.
윤리위 결정 직후 이 대표 측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한 대대적인 여론전도 고려했지만 모두 중단한 상태다. 그 대신 이 대표는 측근 및 법조인 등과 향후 대응 방안, 법리 검토 등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여권 인사들조차 숨고르기를 권유하는 데다 만약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할 경우 정치적 입지가 더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이 대표도 무턱대고 여론전에 나설 경우 당내 반발만 키울 수 있는 만큼 11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여론을 보고 대응 방침을 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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