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표 징계 후폭풍]
성상납 의혹 수사 두고 동상이몽
李측 “입막음 시도 관여 증거 안나와”
친윤 “경찰이 정황 인정만해도 타격”
초유의 집권여당 대표 직무정지 사태에 휘말린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관련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두고 ‘동상이몽’에 빠진 모양새다. 이 대표 측은 “복귀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반면에 일부 친윤(친윤석열)계는 “확인 사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1일 “이 대표가 경찰 수사와 당 윤리위원회 대응 등 법률적 이슈에 대해 여러 법조그룹의 조언을 듣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성 상납과 측근을 통한 증거인멸 시도를 입증할 증거가 빈약하다고 보고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희망을 걸고 있다. 품위유지 의무 위반은 여론과 정황만으로도 문제 삼을 수 있지만 형사처벌하는 범죄 혐의는 입증해야 할 수위의 차원이 다르다는 것. 이 대표 측은 윤리위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의 증인 입막음 시도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데다 성 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은 점도 유리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일부 친윤계는 경찰 수사 결과가 이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뒷받침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경찰이 이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은 못 해도 성 상납 등 범죄 정황을 인정하기만 해도 이 대표의 복귀를 막는 ‘카운터펀치’가 된다는 것.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무혐의가 난다면 컴백해도 전혀 문제될 게 없고, 혐의가 있다고 경찰이 발표하면 다시 이 대표 사퇴 압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경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경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내린 중징계와 정반대되는 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증거를 추가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경찰은 다음 달 경 이 대표의 소환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윤리위 결정을 두고 국민 여론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8∼9일 TBS 의뢰로 성인 1002명에게 이 대표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적정(33.2%), 과도(31%), 미흡(27.5%)으로 팽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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