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도어스테핑 재개… ‘메시지 리스크’ 관리 시선에 돌파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2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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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뭐 물어볼 거 있으면 물어봐요.”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보고 걸음을 멈춰 섰다. 대통령실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잠정 중단을 공지했다. 그러나 취재진 30여 명이 이날도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서 모여 있다가 ‘이 정도 거리에서 질문하는 것 어떻겠느냐’고 요청하자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것이다. 기자들은 도어스테핑 중단 조치로 근접 접근이 제한돼 윤 대통령이 걸어 들어오는 동선과 7~8m 떨어진 거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몇 가지 질문에 간단한 답변을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방역 조치에 대해선 “어제(11일) 질병관리청장, 국가감염병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 보건복지부 차관이 여기 와서 회의를 했고 내일(13일)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한다”면서 “거기서 기본 방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위기 상황 대응에 대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서민들의 민생이 경제위기에 타격을 맞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라고 웃으면서 도어스테핑을 끝냈다. ‘내일도 도어스테핑을 하느냐’는 마지막 질문에는 “뭐, 이거야 하면 안 되겠느냐”면서 “여러분들 좀 괜찮아지면 요 앞에다가, 며칠 있다가 (포토라인을) 치자”라고 말했다. 취재진과 다소 떨어져 진행하는 원거리 방식이기는 하지만,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둘러싼 일각의 해석을 일축하고 국민 직접 소통 의지를 드러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도어스테핑 재개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히 윤 대통령과 사전에 조율된 것은 전혀 없었다”면서 “기자들이 나와서 큰소리로 질문을 하자 윤 대통령이 당연히 ‘그럽시다’ 하며 질문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관리하기 위해 도어스테핑을 일부러 피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석열 정부의 ‘용산 시대’를 상징하는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 이유로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감염 확신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발견하고 “여러분들이 코로나19에 확진돼 가급적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청사에 근무하는 분들도 안전을 지키고자 했는데 다들 나오신다면서…”라고 인사를 건넨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그러나 도어스테핑 돌연 중단에 해석이 분분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각종 논란이 동시에 불거진 데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지지율 하락을 불러오자 ‘메시지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중단 공지 하루 만에 도어스테핑을 재개하면서 이같은 시선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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