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애착 갖는 도어스테핑 이렇게…“감정은 감춰라”

  • 뉴스1
  • 입력 2022년 7월 13일 08시 52분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1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지 하루 만인 12일 도어스테핑을 재개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중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한 것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쳐 중단한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즉흥적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도어스테핑을 다시 시작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은 출입 기자들 이상으로 도어스테핑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한 것처럼 도어스테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소신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도어스테핑을 일부러 피한다는 야당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개된 도어스테핑에서 기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민감한 질문 대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방역 계획, 전날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주로 당부한 것 등 부담이 적은 질문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내일도 이렇게 (도어스테핑을) 하실 건가’라고 묻자 “뭐 이 정도(거리)면 해도 되지 않겠는가. (코로나 상황이) 좀 괜찮아지면 며칠 있다가 여기에서(가까운 거리에서) 합시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윤 대통령이 취재진의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내놓거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대통령 리더십을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미흡한 감정 통제”라며 “대통령이 불안하면 국민도 불안해하기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 인터뷰에서 “인사 실책보다 더 나쁜 건 인사 실책에 대한 견해를 표명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이) 국민들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트리거로 결정적 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전 정권은 잘났습니까’ 이러니까 (국민이) 확 돌아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것에 대한 호평도 적지 않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도어스테핑을 축소하는 게 어떠냐는 권유가 대통령실에서 여러 차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참모 권유를 일축했다고 말했다”며 “도어스테핑이 됐든 어떤 방식이 됐든 국민 소통을 계속하리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 예전 제왕적 대통령제하고 달라질 게 없지 않겠는가”라며 “도어스테핑 자체는 굉장히 파격적인 대통령의 행보”라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재개한 것에 대해 “언론과의 소통을 강화해가면서 정제된 언어를 쓰겠다는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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