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특검 추진” vs “배후 밝혀야”…與野 ‘강제북송’ 놓고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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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때 이뤄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대상은 대통령실”이라며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만회할 목적으로 ‘신북풍’을 조성하고 있다고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News1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News1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 대해 “정치권력을 위해 인간의 생명을 이용한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며 “국정조사와 특검 등 구체적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전날 이 사건을 ‘국제법과 헌법을 위반한 반인도적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진상 규명을 표명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국정조사와 특검 카드를 꺼내든 것.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1999년 페스카마호 선박 사건 당시 문재인 변호사는 우리 국민을 살해한 중국인을 변호하며 따듯하게 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변호사 문재인과 대통령 문재인 중 누가 진짜인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8 © News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8 © News1


반면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쟁점화한 배후로 대통령실을 지목했다.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오히려 지금 국정조사, 특검이 필요한 건 윤석열 대통령실”이라며 “윤 대통령이 이 사건을 꼭 집어서 이야기하자 곧바로 국정원이 나서서 전임 국정원장을 고발하고 얼마 안 있어서 통일부가 입장을 번복해서 발표했다”고 말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실까지 전면에 나서는 것을 보면 지금 상황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라며 “민생과 경제에 관심을 둬서 지지율을 올리려고 해야지 전 정권의 문제를 파헤쳐서 올리려고 하면 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반인도적, 반인륜적 범죄 행위면 그때 북송했을 때 항의하시지 왜 가만히 있었냐”고 했고, 통일부에 대해 “통일부도 얄미운 게 장관이 바뀌었다고 또 입장을 바꾸냐. 이게 공무원들 괴롭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도 강제북송의 국제법 위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엠네스티는 13일 “북한 어민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거부당했다”며 “북송 결정은 ‘농 르플르망(non-refoulement)’ 원칙 위반”이라고 밝혔다. 농 르플르망 원칙은 고문 등 잔혹한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개인을 추방·송환·인도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상 원칙이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부시센터도 14일 “강제 송환은 부도덕하고 비인간적이고 불법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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