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북정상회담前 서훈-김영철 수십차례 연락… 국정원, 내용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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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어민 강제북송 논란]
국정원, 서훈-김영철 ‘남북 핫라인’ 집중조사… 檢, 박지원 출금
北에 비밀정보 흘러갔는지 조사… 김여정 평창 방문때 지출도 점검
檢 ‘서훈 美서 입국시 통보’ 조치

국가정보원이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부터 4월 남북 정상회담까지 기간을 중심으로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핫라인을 통해 수십 차례 주고받은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국가 비밀이나 보안이 요구되는 주요 정보 일부가 북으로 흘러갔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국정원은 또 평창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을 위해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세부 명세와 함께 실제 물품 또는 금전적 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북측 고위급 대표단 방문 등 성사에 핵심 역할을 한 게 그때 물밑에서 가동된 두 사람(서 전 원장과 김영철)의 핫라인”이라며 “부적절한 대화 또는 거래가 오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그 내용을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기발령한 1급 부서장 27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정원은 또 올림픽 당시 북측 대표단 관련 비용에 대해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등 고위급 대표단에 쓰인 지출 명세가 특히 분명치 않다고 보고 집중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서 전 원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각각 검찰에 고발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조사에도 속도를 붙이면서 이와 관련된 전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법적 책임론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최근 법무부 승인을 거쳐 박 전 원장을 출국금지하고, 미국에 체류 중인 서 전 원장에 대해선 입국 시 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국정원, 남북 정보수장 ‘핫라인’ 조사


문재인-김정은 전폭적 신임받아 남북 화해 국면서 핵심적 역할
부적절한 대화 가능성에 초점… 평창올림픽 협력기금 29억 집행
北대표단에 쓰인 돈 분석 나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수행단으로 참여했던 서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왼쪽)의 모습. 동아일보DB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수행단으로 참여했던 서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왼쪽)의 모습. 동아일보DB
국가정보원이 2018년 당시 서훈 국정원장이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핫라인으로 수십 차례 주고받은 메시지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보 수장으로 있던 두 사람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 등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당시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국정원은 두 사람이 핫라인을 통해 소통할 당시 부적절한 대화가 담겼거나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서 전 원장이 수용했을 가능성 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정황은 물론이고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분석 중이다.

국정원은 또 평창 올림픽 때 북측에서 대규모 인원이 방한했을 당시 그 동선과 세부 활동 등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당시 비용 지출 등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그 내역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2월 평창, 4월 남북 회담 앞두고 핫라인 집중 가동

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2018년 남북이 극적인 화해 국면으로 전환할 때 핵심 역할을 수행한 ‘키맨’으로 알려져 있다.

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까지 30년 넘게 대북 관련 업무를 수행한 대북통이다. 문재인 정부에 앞서선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 실무책임자로 참여한 바 있다. 특히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 전 대통령과 서 전 원장은 당시 각각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원 3차장으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꼽히는 인물로 대표적인 대남 강경파다. 대남 전략통이기도 한 그는 수십 년 동안 남한을 상대해 왔다.

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2018년 여러 차례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때 고위급 대표단으로 한국을 찾은 김영철은 폐회식을 전후해 문 대통령과 서 전 원장 등을 만나 화제가 됐다. 서 전 원장과 김영철은 4월 남북 정상회담에는 공동 배석자로, 5월 2차 정상회담에선 남북 정상 곁에서 남북 측 유일한 배석자로 자리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두 사람은 특히 2018년 2월 올림픽과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핫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이 애초부터 친분이 있었던 만큼 편하게 얘기를 자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들의 핫라인 가동 후 꼬였던 남북 이슈들이 갑자기 풀린 경우가 많았다”며 “우선 그러한 시점들을 전후해 메시지 내용을 따져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北 고위급 대표단 지출 내역 불분명
국정원은 북한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선 당시 정부가 이와 관련해 사용한 비용 위주로 따져보고 있다.

당시 정부는 북한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남북협력기금에서 28억6000만 원을 집행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숙식비(12억 원), 경기장 입장료(10억 원)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 온 북측 대표단에 대해 우리 측이 지원 의결한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당시 실제 사용 내역을 확인 중인 국정원은 이렇게 의결된 액수가 어디서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원점에서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특히 고위급 대표단 관련 지출 내역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남북정상회담#서훈#김영철#연락#핫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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