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영국 프로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2’ 경기 하이라이트를 자주 방송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토트넘 홋스퍼 FC 소속 손흥민 선수의 모습은 북한의 경기 방송에선 찾아볼 수 없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지난 4월 말부터 ‘2021~22년 잉글랜드 최상급 축구 연맹전 중에서’란 프로그램명으로 특정 EPL 경기를 녹화방송하거나 하이라이트 영상을 편집해 방송하고 있다.
중앙TV는 17일에도 EPL 제25~26라운드 하이라이트를 30여분 가량 방송했다. 지난 15일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와 노리치시티 FC 간 경기를 1시간 가량 내보내는 등 최근 20차례 넘게 EPL 경기를 방송했다.
그러나 중앙TV 방송분엔 손흥민의 활약을 담은 경기 영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풀타임 녹화방송엔 손흥민이 몸담고 있는 토트넘의 경기가 포함되지 않았고, 하이라이트 방송에선 손흥민이 결장한 토트넘 경기만 보여줬다.
중앙TV가 최근 방송한 23~26라운드 하이라이트에서 토트넘이 등장한 경기는 첼시 FC와 맞붙었던 23라운드(1월23일·현지시간)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 경기 당시 손흥민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중앙TV가 보도한 득점 장면 위주의 편집 영상에서도 올해 리그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등장하지 않아 북한이 의도적으로 손흥민이 나오지 않는 장면 위주로 ‘편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한 선수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무대인 EPL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전에도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녹화방송하면서 손흥민이 출전해 활약하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았다. 중앙TV에 손흥민이 등장한 건 10여년 전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에서 뛰던 시절 정도다.
축구는 북한에서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상당한 인기를 끄는 운동경기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중앙TV에선 EPL과 분데스리가는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의 프로축구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각종 해외 축구경기가 거의 매일 방송된다.
손흥민이 아시아계 선수 최초로 EPL ‘골든부츠’를 수상한 사실도 북한 매체에선 공식 보도된 적이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암암리에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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