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최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이 재점화된 데 대해 “정권이 바뀌어서 정치 보복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18일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이 다시 불거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만약 그때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했으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이 얘기를 했어야 했다”라며 “그 때는 다 따랐고, 지금와서는 틀리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북송한 탈북 어민들이 동료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도망치다 우리 해군에 의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나포됐다는 우리 정부의 첩보의 ‘신빙성’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에 “당시 우리 신호정보(SI) 첩보 사항에 그런 것이 밝혀졌다고 하면 사실 아니겠느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그 때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이나 국민의힘의 전신인 야당대표를 지내신 분들도 (탈북 어민들의 혐의가) 끔찍하니까 잘 보냈다라고 했었다”면서 “그 때는 옳고 지금은 틀린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명의 어민들은 동료 16명을 살해했기 때문에 북으로 돌아가면 처벌을 받을 것이 뻔해 귀순 의사를 밝혔을 수도 있다”면서 “정의용 실장이 (사건을) 잘 파악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전날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북송한 탈북 어민들은 “희대의 엽기적인 살인마들”이었으며 귀순 의향을 밝혔지만 ‘진정성’이 없었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해 검찰의 수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날 산책 중 낙상사고로 입원한 소식을 전했다.
박 전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치의가 당장 하라고 해 입원했다”며 “수일 내 수술을 한다면 약 1개월 반의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오늘이라도 검찰에서 부르면 가겠다”면서 “압수수색하고 출국금지 시키고 할 거 다하는데 누가 협조를 안했느냐”라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정원은 지난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첩보 보고서를 무단 삭제했다는 등의 혐의로 박 전 원장을 고발한 상태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은 2020년 9월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 지도선을 타고 근무 중이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실종 하루 뒤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총격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우리 해양경찰과 군 당국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라고 발표했다가 최근 ‘월북 시도를 입증할 수 없다’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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