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방한 첫 일정에서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가 불공정한 질서를 통해 각국 안보 위협이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한미 간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맹 협력을 주문했다.
옐런 장관은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관련 부품시설들을 견학한 뒤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한국은 핵심부품 공급망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도체와 배터리가 바로 그렇다”며 한국의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하며 “미국 혼자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한국과 같은 책임감 있는 동맹들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옐런 장관은 연설에서 특히 중국을 겨냥해 강경한 ‘작심발언’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국은 그동안 양자든 다자든 글로벌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었다”고 한 뒤 “중국과 같은 독단적 국가가 특정 국가가 특정 물품을 지배하는 지위를 막도록 해야 한다”며 한미간 협력을 강조했다. 한미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는 만큼 “공급망에서 특정 세력과 특정국가에 지배적인 권한이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도 했다.
연설에 앞서 옐런 장관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함께 LG사이언스 파크 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부품들을 찬찬히 들러봤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면 얼마나 더 쓸 수 있느냐” “전기차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몇 마일까지 갈 수 있느냐”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다만 이동 중 방한기간 내 한국과 논의할 의제들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옐런 장관은 “한국과 어떠한 추가대북제재를 논의할 계획이냐”는 동아일보 기자 질문에 잠시 쳐다본 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을 이어갔다.
옐런 장관은 이날 LG사이어스파크 방문을 시작으로 한국 내 여성기업인들과의 만남,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들과 면담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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