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투기 KF-21(보라매)가 19일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을 선언한지 21년 만에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가 창공으로 비상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으로 등극했다.
이날 시험비행은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진행됐다.
수직 꼬리날개에 ‘001’이라는 숫자와 조종석 아래 태극기가 그려진 KF-21 시제 1호기는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한 뒤 30~40분 간 인근 상공을 비행하면서 엔진을 비롯한 기본적인 기체 성능을 점검한 뒤 안착했다. 향후 최종 완성 기체에 장착되는 유럽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비활성탄) 4발도 시험 장착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첫 시험비행인만큼 시속 약 400km 안팎으로 저속·저고도로 날면서 항법장비와 계기장치의 정상 작동, 비행 안전성을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비행을 시작으로 향후 4년간 6대의 시제기가 2200여 차례의 비행시험을 진행하게 된다.
KF-21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F-4·5)를 대체하기 위해 2015년 말부터 개발에 착수했다. 2015~2026년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 개발에 8조 1000억 원, 2026~2028년 한국 단독으로 추진하는 추가 무장시험 등에 7000억 원 등 총 8조 8000억 원이 투입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 사업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12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KF-21은 5세대 전투기(F-35A·F-22)에 근접하는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 등 핵심장비의 국산화율이 89%에 이른다. 5세대 전투기보다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해 세계 수출시장 도전도 기대된다. 군은 향후 KF-21에 스텔스 도료(페인트)는 물론이고 완전 매립형 내부 무장창도 갖춘 5세대급 전투기로 개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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