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날 NLL 넘은 北선박 ‘국정원 조사’ 없이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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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20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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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인천 백령도 용기포 신항 앞바다. 2014.3.28/뉴스1
안개 낀 인천 백령도 용기포 신항 앞바다. 2014.3.28/뉴스1
문재인 정부가 재20대 대통령선거 투표일(3월9일) 직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선박을 하루 만에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참여하는 합동신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3월8일 오전 9시30분쯤 서해 백령도 인근 약 10㎞ 거리 해상에서 북한 선박이 NLL을 넘어오자 백령도로 예인해 대공용의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해당 북한 선박엔 군복 차림의 6명과 사복 차림의 1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지만, 모두 무장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군 당국은 당시 발표에서 북한 선박에 타고 있던 이들이 ‘섬과 섬 사이에 이삿짐을 선박으로 옮기기 위해 이동 중 해무(海霧·바다 안개) 때문에 방향을 상실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데다,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하며 식사까지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로 이튿날인 3월9일 오후 2시쯤 NLL 일대에서 북한 선박과 승선자 7명 모두를 북한 측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북한 선박과 승선자들에 대한 조사가 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중앙합동정보조사가 아닌, 군 당국만 참여한 지역합동정보조사로만 진행된 것으로 파악돼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정치권 일각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단장인 한기호 의원 측에선 특히 이 사건 당시 북한 선박이 NLL을 월선하는 과정에서 뒤따라온 북한 경비정이 우리 측 수역을 침범, 우리 해군 고속정이 경고사격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는데도 그에 대한 조사가 ‘약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은 건 2018년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서’ 채택 이후 이때가 처음이었다.

특히 당시 주한유엔군사령부도 북한 선박 및 승선원에 대한 우리 군의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통보해왔으나, 조사 인원이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당시 국방부 대북정책관실에서 백령도를 관할하는 해병대 부대에 지시해 북한 선박을 돌려보내도록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경비정이 개입된 사건이 지역합동정보조사만으로 끝난 것 또한 당시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국정원 관계자 등이 당시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건 맞다”면서도 “군 조사를 ‘약식조사’라고 봐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 관계자 또한 “당시 북한 선박 나포, 지역합동정보조사 후 송환 등 과정은 정상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며 “지역합동정보조사는 북측 인원 7명 전원에 대해 개별적으로 진행됐고, 모두 북송을 강력히 희망해 송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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