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면 질문에 “언급 않는게 원칙”
시민사회수석, 라디오서 현안 설명
지지율 하락에 ‘메시지 리스크’ 관리
대통령실의 대국민 소통 방식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장관과 참모들의 역할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매일 아침 전면에서 여론의 화살을 직접 받아내기보다는 메신저를 분산시키며 메시지 관리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자신의 ‘스타 장관’론에 대해 “너무 당연한 얘기”라며 “제가 과거에 검찰에 있을 때도 검찰총장이 유명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일을 잘해서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오는 조직이 성공하는 조직이라는 얘기를 늘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말이 나와도 좋다. ‘스타 장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데 이어 연일 스타 장관론을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점점 간결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할 가능성에 대해선 “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고, 8·15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선 “사면 범위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선을 그었다. 많게는 7, 8개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쏟아내던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그 대신 참모들의 보폭이 넓어졌다. 각종 현안에 대해 핵심 참모들이 전면에 나서는 일이 늘고 있다.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사적 채용’ 논란에 대해 “사실을 왜곡해 프레임을 통해, 공적 채용을 한 비서진을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수석비서관이 라디오 방송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앞서 19일엔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먼저 “혹시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이 없는지 내부를 더 살펴보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전까지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올 때만 수세적으로 반박했다. 최영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17일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메시지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메신저를 다변화해 윤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관심을 분산시키고, 국정 운영 철학을 입체적으로 전파해 지지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은 비서실이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이라며 “실수가 더 나오면 인적 쇄신론과 비서실 개편론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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