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9년 11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에서 강제북송되던 영상을 촬영해 2020년 봄부터 1년여간 집체교육(集體敎育)에 사용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그동안 강제송환이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는 심리적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은 나왔으나 실제 교육자료로 활용했다는 증언은 처음이다.
2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집체교육을 실시했던 교육관과 복수의 탈북민들은 2020년 봄부터 지난해 봄까지 이 영상이 북한 내부는 물론이고 중국 선양과 단둥 총영사관 등 동북3성 내 북한 식당 및 공장 근로자들에게도 공개됐다고 전했다. 해당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탈북민들은 통일부가 18일 공개한 북송 영상을 본 후 교육 영상 속 현장과 동일하다며 당시 많은 중국 내 북한 노동자들이 탈북을 포기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교육을 받았다는 탈북민은 “해당 교육은 평양 지휘부 지시에 따른 것으로, 영상은 어민 2명이 판문점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을 통해 북측에 인계되던 순간을 북측 경비초소 2층에서 내려다보는 방향으로 찍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북송 장면을 보여주면서 교육관들은 “한국에 가면 이렇게 (북한으로) 돌려보내기로 다 약속이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과거에는 말로만 ‘가면 안 된다’면서 미리 제작한 탈북 방지 영상들로 교육을 받았는데 판문점 실제 북송 영상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1047명)까지 매년 1000명대를 유지하던 국내 입국 탈북자 수는 2020년 229명, 2021년에는 63명으로 급감했다. 판문점 어민 강제북송 영상을 공개한 교육에서 함께 진행된 ‘강연 및 정치사업자료’도 공개됐다. 동아일보가 24일 입수한 2020년 3월 국가보위성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을 틈타 방역 과정에서 담배와 금품을 가로챈 군인 등의 비위 사실을 알리며 북한이 내부단속을 강화한 정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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