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경란’에 여야 제각기 총공세
국민의힘 “경찰 집단행동,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
민주당 “이 문제에 尹 대통령이 직접 올라타”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 반발과 관련해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잘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찰 총경에 이어 경감·경위급도 집단행동을 예고했는데 어떻게 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6월 경찰 치안감 인사 파동 당시에는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여겨 “중대한 국기 문란”이라며 직접 나섰다.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조직의 기강에 관한 문제라고 보고 행안부와 경찰청 등에서 대응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총경급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개최한 것에 대해 “저는 공무원을 35년 하고, 과거 경험으로 봐서도 그건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다. 다만 김 실장은 ‘대통령의 지시사항은 없었나’란 질문에 “대통령이 나설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기강에 관한 문제도 있어서 경찰청과 행안부, 국무조정실 등이 조치해야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와 연장선상에서 답한 것으로 보인다.
일선 경찰서의 경감·경위급이 ‘전국 현장팀장 회의’ 소집을 예고하는 등 경찰 내부의 반발은 더 확산되고 있다. 초유의 ‘경란(警亂)’ 확산 조짐에 여야도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경찰을 정조준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을 향해 “그동안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였나, 권력의 지팡이였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삼영 총경을 겨냥해 “파면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통령실과 정부가 이 문제를 너무 거칠게 다루고 있다”며 “검찰은 법무부와 한 몸이지만 행안부와 경찰은 이질감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징계 및 감찰이 착수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을 ‘윗선’으로 지목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갑자기 또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올라탔다”며 “이 문제에 윤 대통령이 직접 올라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경찰 병력이 우리나라에 14만 명이고, 그 중에 수사 관련 된 분들이 한 2만 명이 넘을 것”이라며 “다 들고 일어난다면 징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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