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대정부질문에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및 ‘검찰총장 패싱 인사’ 논란 등을 두고 15분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여야 공수가 뒤바뀐 윤석열 정부의 첫 대정부질문에서 전·현직 법무장관이 정면충돌한 것.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 들어서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주 있을 일 아니냐”며 “그분은 의원이니까 하실 일 하시는 거고, 저는 장관이니까 장관으로서의 일을 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로 나선 박 의원은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설치부터 문제 삼았다. 법무부 장관의 업무 범위에 ‘인사(人事)’가 없는 점을 들어 “법치 농단” “외양은 법치이지만 실제는 반(反)법치”라고 따진 것이다. 이에 한 장관은 “법적 근거가 있고 과거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인사혁신처에서 위임받아 인사검증할 때도 똑같은 규정에 따라서 진행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한 장관 마음에 들면 검증 안 하고 마음에 안 들면 검증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 장관은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과거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했던 인사검증 업무는 모두 위법”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은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 18명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왜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실 수석들을 검증하느냐”며 “왕 중의 왕, 1인 지배 시대, 그걸 한 장관이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제가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인사권자한테) 넘기는 것인데, 뭐가 문제인 것이냐”고 했다.
박 의원이 검찰총장 패싱 인사 논란을 꺼내들자 두 사람 간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두 달째 (검찰총장이) 공석인데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인사) 해버렸다. 전례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과거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패싱하시고 인사를 하신 것으로 안다”고 응수했다. 이에 박 의원은 “택도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한 뒤 한 장관을 10초 남짓 침묵하며 쏘아봤다. 그러나 한 장관은 “지난 정권하에서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임명될 당시에 검찰총장은 없었다”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신경전이 고조되며 박 의원은 질의 도중 한 장관을 향해 “검찰총장 언제 임명할 거요?” “내 충고요” 등 하대하듯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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