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쿠데타 빗댄 이상민 인식 문제” 與 “항명 모의, 경찰판 하나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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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경찰국 신설’ 전면전 양상
野 “尹정권 경찰 장악 음모” 공세… 與 “경찰 부적절한 집단행동” 맞서
내부선 “시간 갖고 설득” 주장도
대정부 질문서도 팽팽한 공방… “내란 비유하다니” “내란 표현 안해”

설전 오가는 여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두고 여야가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무관한 (경찰의) 집단행동은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비판했다(윗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이 돼서 민생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설전 오가는 여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두고 여야가 연일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무관한 (경찰의) 집단행동은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비판했다(윗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권력기관 장악에 혈안이 돼서 민생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찰 중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서장들(의 회의)을 쿠데타에 비교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다.”(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 명의 거대한 공권력이다. 이런 공권력이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을 놓고 여야가 25일 전면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도 “부적절한 집단행동”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경찰 장악 음모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전두환식 경찰 통제” 대 “경찰판 하나회”

민주당은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집중 성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을 향해 “판사 출신 (이 장관의) 인권 의식이 이 정도 수준이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이 수사 지휘까지 하겠다는 것이 전두환 정권식 시스템이고 민주주의 후퇴, 인권 약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화살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겨눴다. 우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전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임명 후 첫 브리핑에 나서 경찰서장 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직접 올라탄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경찰서장 회의에 참석한 이들을 겨냥해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최고위 회의에서도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 지원 부서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이라며 “국민 혈세로 월급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을 향해 “대기발령이 아닌 파면 대상”이라고 적었고, 조해진 의원은 “사태가 광우병사태를 닮아간다”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실도 그렇고 정부가 너무 거칠게 다루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경찰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대정부질문에서도 ‘쿠데타’ 설전

여야는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도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 위반도 없는데 (회의를) 해산하려고 쿠데타, 내란에 비유했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내란이란 말은 쓰지 않았다”고 하자 박 의원은 “(쿠데타와 내란이) 다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은 ‘서장 회의가 이전 평검사 회의와 어떻게 다르냐’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질문에는 “경찰은 검찰과 다르게 언제든지 강제력과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이 ‘쿠데타’ 발언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여야 공방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쿠데타란 표현을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질문에 “전혀 없다”며 “오히려 경찰국을 만들지 않는 것이 행안부 장관의 직무유기”라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쿠데타 비유를 비판하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경찰서장 회의는) 상사 명령에 불복한 것으로 우리 국가 유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장관의 비유는) ‘대단히 심각하고 국가를 흔들 수 있는 일’이란 표현으로 생각한다”며 이 장관을 옹호했다.

#경찰국신설#여야충돌#쿠데타설전#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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