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전승절’(7월27일)을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전승절’ 계기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만큼 이를 통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등의 대외 메시지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승리자의 존엄과 자부를 가슴 벅차게 새겨주는 위대한 전승의 날을 앞두고 온 나라가 환희로 들끓는 속에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25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참전자들의 회합이 또다시 소집된다는 기쁜 소식에 접한 전체 인민은 위대한 당 중앙의 크나큰 은정으로 영광과 행복의 단상에 오른 전설적인 영웅시대의 주인공들에게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며 각 지역의 당·정권기관 일꾼과 근로자, 청년학생, 가족, 친척들이 이들을 뜨겁게 환영했다고 전했다.
노병대회에 참석하는 고령의 6·25전쟁 참전자은 비행기와 열차·버스를 통해 평양까지 이동했다. 북한이 이들의 이동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사실상 운항을 멈췄던 비행기까지 동원한 건 이들 ‘전승세대’를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에 따르면 노병들이 도착한 평양 거리에선 시민과 학생들이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최룡해·박정천 등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당·정부·무력기관 고위 간부들이 노병들 숙소를 방문해 축하하고, 김정은 당 총비서가 보내는 선물도 전달했다고 한다.
신문은 “우리 당은 전승세대를 금은보화에도 비길 수 없는 보배들로 떠받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김 총비서가 지난 2020년 제6차 노병대회에 참석해 축하 연설한 사실도 재차 상기했다.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선 이번 전승절을 앞두고 청년중앙예술선전대 공연이 진행됐고, 장천문화회관에선 열린 농업근로자 등 조선농업근로자동맹(농근맹) 회원들의 시·노래모임이 열렸다.
북한의 노병대회는 정전협정 체결 40주년이던 1993년 7월23~25일 처음 개최됐다. 이후 북한은 한동안 이 대회를 개최하지 않다가 김 총비서 집권 뒤인 2012년(59주년), 2013년(60주년), 2015년(62주년), 2018년(65주년) 열었다. 그리고 북한은 2020년 이후 올해까지 3연 연속 ‘전승절’ 기념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 노병대회도 전승절인 27일에 즈음해 열릴 전망이다.
이번 노병대회는 김 총비서의 참석 여부가 관심이다. 그는 직전 2년 간 열린 대회에 모두 참석했기에 이번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그가 최근 각종 회의에서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이번 대회에서 강경 기조를 담은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총비서는 앞서 2020년 6차 대회 때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며 “이젠 비로소 제국주의 반동들과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형태의 고강도 압박과 군사적 위협 공갈에도 끄떡없이 우리 스스로를 믿음직하게 지킬 수 있게 변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반면 김 총비서는 작년 7차 대회 땐 전승세대 정신을 이어받아 어려운 고비를 넘기자면서도 ‘핵’에 대한 언급 없이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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