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단행동에…與 “항명” vs 野 “행정 쿠데타”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26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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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 일부개정령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여야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의 집단 행동을 ‘항명’에 빗대며 정부에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행정 쿠데타’라며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항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군과 마찬가지로 경찰은 총을 쥐고 있는 공권력으로 군과 경찰 항명을 같은 것”이라며 “어떤 항명과 집단행동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과거 민정수석을 통해 경찰을 장악했던 민주당은 여당이 되자마자 안면몰수하고 있다”며 “일부 경찰 역시 민주당에 부화뇌동하며 조직 질서를 위협하고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 민주적 통제를 받겠지만 이는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불법적 집단항명을 하고 있고 민주당은 편법적인 집단 방탄을 하고 있다”며 “법을 무력화하려는 모든 시도는 법과 원칙에 의해 심판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정치적인 수사로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을 때 한 마디 없었던 정치 경찰들이 정치판에 춤을 추겠다는 것”이라며 “정치하고 싶다면 국민 속이는 쇼하지 말고 경찰복 벗고 나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이 사안을 정쟁화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정치경찰적 집단행동을 결코 부추겨서는 언행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기 문란을 일으킨 것은 윤석열 정부”이라며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몰려가 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항의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윤석열 정부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 국기문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누구냐. 윤석열 정부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찰들이 12·12 하나회 쿠데타 같은 발상을 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 측근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야말로 행정쿠데타 같은 발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으면 이런 상황이 왔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경찰의 집단 행동을 ‘중대한 국가기강 문란’이라고 비판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제해지를 요구하며 “국민과 14만 경찰 공무원의 간절한 목소리를 이제라도 경청해서 경찰국 신설이라는 잘못된 절차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장악 저지대책단장인 서영교 의원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한 것에 대해 “대체 어떤 지시를 받아서 이런 조치를 취했느냐. 스스로 결정을 했다고 해도 경찰청장 내정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대책단 간사인 임호선 의원 역시 “한동훈(법무부장관)을 법무부를 통해서 검찰을 손아귀에 넣었다면 이제는 이상민을 통해서 경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며 “경찰장악은 저지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경찰 집단행동 징계 조치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상민 장관이 왜 무도하게 저렇게 군사작전하듯이 밀어붙였는지 궁금했는데 결국 대통령 지시를 받아서 저렇게 했구나 우리로서는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비판성명을 내고 정부의 경찰국 신설을 규탄했다. 97그룹 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협치와 통합을 말하지만 치안 권력을 정권이 독잡하겠다는 생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비판했고, 강훈식 의원은 “민생과 경제 대신 경찰과 검찰을 쥐고 흔드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정청래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쿠테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쿠테타적 발상”이라며 “검찰은 검찰개혁법에 대해서 검사장회의 해도 되고, 경찰은 서장회의 하면 안 되나. 검로경불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경찰국 신설을 주도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다시 거론되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입장과 의견 즉 여론을 살피겠다”며 “우선 법률적으로 대응 가능한 부분 있는지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이 유일하게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관의 뜻에 복종하지 않는 것은 국가 기강을 흔드는 것이라는 등식은 권위주의 정부·독재권력의 전형”이라며 “역사의 발전과 사회구성원들의 진전을 몸소 느끼고 깨달을 시간이다. 딱 기다려라”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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