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5일(현지시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한국전쟁(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박 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방미 이튿날 한국전 참전영웅들이 잠들어 있는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에 갔다”며 “때마침 굵고 거칠게 쏟아지는 비를 온 몸에 맞으며 이름 없는 영웅들의 묘에 헌화했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알링턴 묘지에선) 폭우가 내리더라도 우산 없이 비를 맞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며 “영웅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모습을 보면 국가의 품격이 드러난다”고 적기도 했다.
박 처장은 “폭우 속 헌화·참배 소감”에 대해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작년 알링턴 묘지 참배 때 얘기한 “우리가 그들의 희생을 잊는다면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잊는 것(If we forget what they sacrificed, then we forget who we are)”이란 말로 대신한다고 전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날 버지니아주 소재 미 육군박물관을 찾아 켈로(KLO) 부대의 6·25전쟁 참전을 기리는 ‘미 육군 8240부대’ 기념비에도 헌화했다. KLO부대는 1949년 창설돼 1953년까지 운용된 부대로서 서해 부속도서와 해상방어, 대북 군사정보 수집, 대북 침투작전 등을 수행했다.
박 처장은 이 자리에서 고(故) 존 싱글러브 장군의 딸 메리 앤 싱글러브 여사와도 만나 인사를 전했다. 싱글러브 장군은 1978년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하다 강제 전역된 인물이다.
박 처장은 싱글러브 여사에게 “장군은 오늘날 굳건한 한미동맹을 지켜낸 주역으로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며 “장군을 포함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미군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싱글러브 여사는 “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전하고 전쟁 후 주한유엔군사령부 참모장으로 근무하며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한 군인이었다”면서 “올해 1월 돌아가시면서도 한국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싱글러브 장군 안장식은 내달 19일 알링턴 묘지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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