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총질 대표’ 尹 메시지 일파만파…與 당권경쟁 부추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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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27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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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2022.7.26 사진공동취재단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2022.7.26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당 내외로 파장이 일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연이은 논란으로 잠잠하던 국민의힘의 당권경쟁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회 공동취재사진단은 전날(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던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을 보도했다.

공개된 휴대전화 화면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면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의 당 윤리위원회 중징계에도 ‘당무’를 이유로 거리를 두는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사적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사실상 윤심(尹心)이 이 대표를 떠났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이 대표를 지칭한다는 점에서다.

권 원내대표는 문자메시지가 논란이 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의 문자메시지는 윤 대통령이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헌신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를 향한 불편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직무대행 체제로 안정화되는 듯했던 국민의힘이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당권 경쟁이 요동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징계 직후 당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했다. 당헌·당규에 따라 현 상황을 당 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라고 정리하며 직무대행 체제로 빠르게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치며, 큰 파열음 없이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었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원내대표 취임 직후 맞은 첫 번째 위기를 완전히 극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사적채용 논란으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우모씨의 사적채용 논란 때 “난 그래도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한 10만원 정도.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냐. 강릉 촌놈이” 등의 언급으로 혼란을 부추겼다.

사적채용 논란을 수습한지 얼마되지 않아 문자메시지 파장이 커지면서 리더십이 다시 한번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공부모임으로 세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두 사람은 모임 때마다 수십 명의 의원이 참석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 의원은 자신의 토론회에 당(黨)·정(政)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야당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점도 위험 요소다. 정권 초반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지율 하락세가 눈에 띄게 가속화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윤 대통령은 민생 챙기기보다 당무개입이 우선인지 한심 그 자체다”라는 등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 당권주자 등도 맹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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