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강훈식 박용진 이재명 의원(가나다순)이 본선에 진출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에 맞서 줄곧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해 온 박 의원이 컷오프 문턱을 넘은 것. 박 의원과 함께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에 속하는 강 의원도 컷오프를 통과하면서 97그룹 간 단일화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 독주 체제이던 당권 레이스에 흥행 바람이 본격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탈락자 챙기며 李 통합 행보 시작
민주당은 이날 별도로 순위나 득표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이 의원이 과반 이상의 승리를 거뒀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8·28 본선 막판까지 ‘강-박’의 단일화 여부가 초유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강 의원은 이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컷오프 후에 (논의를) 하자고 했으니 그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빠른 시간 내에 강 의원과 함께 단일화 관련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맞서 이 의원은 확실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통합 행보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이날 컷오프 탈락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결과 발표 후 “민주당이 상대의 실패를 기다리는 반사이익 정치가 아니라 유능한 대안 정당으로 만들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고 또 다음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전국 정당화를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의원은 본선 일정까지 지방 강행군을 이어가며 밑바닥 민심을 훑는다는 계획이다. 29일 공명선거 실천 협약식을 마친 뒤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강릉, 경북 안동, 대구, 경주에서 원외지역위원장과 당원 및 지지자들과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박’ 간 단일화 여부와 함께 앞으로 9번 진행될 TV토론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 내에선 박 의원이 이 의원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무혐의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정치 탄압을 같은 식구끼리 네거티브 소재로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친명 VS 비명 맞붙는 최고위원
최고위원 선거에선 ‘비명(비이재명)’계인 고민정 고영인 송갑석 윤영찬 의원이 모두 본선에 진출하면서 친명 대 비명의 대결 구도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들 4명을 제외한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정청래 의원은 앞다퉈 ‘이재명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당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2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친명과 비명 모두 최고위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선출직 최고위원을 최소 2명은 배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자리싸움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차기 당 대표에게 차기 총선 공천권이 쥐어지는 만큼 당 대표 후보자 3명을 중심으로 한 의원 지원그룹도 삼삼오오 형성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의원 캠프에선 ‘신이재명계’인 김병기 의원과 ‘7인회’ 출신 문진석 의원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 동안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온 박 의원과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다수 지지를 받는 강 의원도 본격 세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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