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통과한 강훈식 박용진 이재명 후보(가나다순)가 본선 레이스 개막 첫날인 29일부터 치열한 표심 경쟁을 벌였다. 그동안 ‘로키’ 행보를 이어오던 이 후보는 이날 지지자들과의 라이브 방송 도중 “저학력, 저소득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강 후보와 박 후보는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프레임에 맞서기 위한 단일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양쪽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주장하는 ‘동상이몽’ 속 팽팽한 의견 차를 보였다.
○ 李 ‘국민 갈라치기’ 발언 논란
예비경선 기간 동안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중앙위원 표심 공략에 집중했던 이 후보는 모드를 전환해 광폭 행보에 돌입했다. 다음 달 6일 강원 대구 경북 지역 첫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밑바닥 현장 민심 훑기에 나선 것. 이 후보는 이날 강원 춘천시를 시작으로 주말 동안 강릉, 대구, 경북 경주 등을 돌면서 당원과 지지자를 직접 만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춘천으로 가는 차량 안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지지층과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던 도중 “나만 잡으면 견디겠는데 요즘은 내 가족도 인질 삼아서 하니까 참 힘들다”고 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논란 및 검경 수사와 관련한 불만을 내비친 것. 이 후보는 그동안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해왔다.
그는 이어 “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기득권자들로부터 찍힌 사람이다. 언론, 권력, 정치권 다 (나를) 미워한다”고도 했다. ‘두 번은 지지 마라’라는 지지자 댓글엔 “진짜 다시는 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라이브 방송 도중 “저학력, 저소득층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많다. 고학력, 고소득자, 소위 부자는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며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 후보는 즉각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학력 빈곤층 국민들은 언론에 쉽게 영향받는다는 거냐”며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의식이고 정치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라고 했다. 강 후보도 페이스북에 “우리는 대선 패배의 반성을 아직도 제대로 못 한 것 같다”며 “이분법의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을 학력과 소득으로 갈라치기 하려는 것은 그 어떤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자격도 없는 몰지각하고 위험한 시도”라며 “특정 계층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원인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해당 계층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언론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 강-박 삐걱대는 단일화 논의
강 후보와 박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시기와 방식에 대해 각자 다른 주장을 했다. 박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인 입장”이라며 “당심과 민심을 반영하는 어떤 방식이든 좋다”고 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으로 인지도와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을 관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강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여론조사나 어떤 룰에 맞춰 하는 것 자체가 파격, 이변이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이어 “(박 후보는) 반이재명 구도가 고착화돼 있는데, 그렇게 해서는 이 후보를 넘을 수가 없다”며 “예비경선에서 뛰셨던 분들도 새로운 파격, 이변의 선거를 위해 저로 단일화 요청을 모아주시면 어떠냐고 제안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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