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20%대까지 떨어졌다. 5월 10일 취임한 지 두 달여 만이다. 특히 경제 활동의 주축인 30, 40대의 긍정평가가 각각 17%로 연령별 최저였고,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7%포인트 더 높게 나와 국정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지지율 추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정 리더십 동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갤럽은 7월 넷째 주(26∼2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8%라고 29일 발표했다. 부정평가는 지난주(60%)보다 2%포인트 올랐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직무 긍정평가가 20%대를 기록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6월 둘째 주 53%를 찍은 뒤 매주 떨어지다가 7월 둘째 주와 셋째 주 32%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멈춘 듯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4%포인트 더 떨어지며 결국 30% 선이 무너진 것. 응답자들은 부정평가 이유로 ‘인사’(21%)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뒤로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 경제·민생을 살피지 않음(8%),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5%), 경찰국 신설(4%) 등을 들었다. 특히 ‘여당 내부 갈등·권성동 문자메시지 노출’을 그 이유로 든 응답자도 3%로 집계돼 눈길을 끌었다. 앞서 26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를 노출시켜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연령별로는 30, 40대의 긍정평가는 17%에 그친 반면에 부정평가가 30대 71%, 40대 78%로 높게 나왔다. 또 긍정평가에서 18∼29세가 20%, 60대 이상은 40%로 각각 지난주보다 9%포인트 떨어져 경고음이 나왔다. 이러한 결과와 관련해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에 시달리는 30, 40대에 대한 경제 정책이 그만큼 세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민들이 공정한 사회를 기대했지만 윤 대통령의 인사 논란 등을 본 국민들이 실망한 게 하락세의 근본 원인”이라며 “게다가 경제 위기, 집권당의 자중지란도 겹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직무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진 건 취임 후 2년이 지났을 때(2015년 1월 넷째 주)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가 30% 밑으로 떨어진 시기는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4월 다섯째 주였다.
임기 초반 지지율에서 고전 중인 윤 대통령은 다음 달 1∼5일 첫 휴가를 갖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묵묵히 하다 보면 결국 국민도 (대통령의) 진정성이나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실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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