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9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 대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닥을 잡고 지도부 체제 전환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80일 만에 집권 여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80여 일이 되도록 저희가 속 시원한 모습으로 국민들께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리지 못한 것 같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면서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배 최고위원이 비대위 체제를 위한 수순 밟기로 직을 먼저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초선 의원 32명도 배 최고위원의 전격 사퇴 직후 성명서를 내고 “최선의 방법은 신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일 당 지도부의 실수와 내분이 보도되고 있고, 집권 여당이 오히려 정부의 개혁 동력을 위축시키고 있는 모양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메시지 노출 등 권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잇따른 실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기류와도 무관치 않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날 ‘고생했다’는 뜻으로 권 원내대표와 나눈 환담이 재신임을 한 듯 보도되자 상당히 불쾌해했다”고 전했다. 각종 논란으로 자숙해야 할 때 권 원내대표 측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듯한 모습에 실망감이 컸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준석 대표 중징계 결정 이후 19일째 이어져 오던 권 직무대행 체제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도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8월 말 전후로 비대위 출범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26∼28일)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8%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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