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 통합·확대…9월중 EDSCG 개최·연내 TTX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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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30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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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한미 국방장관은 29일(현지시간) 후반기 연합연습을 통합·확대하고 가까운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미 국방부 청사에서 1시간가량 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두 장관의 회담은 지난달 11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 이뤄진 회담 이후 1달여 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준비 동향을 비롯해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는 등 주요 동맹 현안을 논의했다.

또한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연합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연합방위태세가 강조되는 방향으로 제반현안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데 공감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할수록 한미동맹은 더욱 굳건해질 것임을 강조했다.

두 장관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미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단호히 공동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한국 방위를 위해 핵과 재래식,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범주의 능력을 사용하는 확장억제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회담 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의 노력,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여러가지 옵션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며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해 다시 한 번 재확인하고, 그 공약의 실행 가능성 또는 실행력 제고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예를 들면 핵항모·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 문제 뿐만 아니라 모든 가용한 자산을 이용해서 북한 핵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와 관련해 “핵실험 준비·실시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준비·실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과거에 보면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다 해놓고 5개월 후에 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것과 실제 핵실험 시점은 우리가 직접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북한은 핵실험) 준비는 거의 다 됐지만, 마지막 마무리 단계만 하면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최종적 고려 요소’를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 기상도 고려될 수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나 장마로 인한 어려움 등 북한 내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어떤 특정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돼서 지금까지 (핵실험을) 안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에 결연히,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올해 후반기 연합연습을 정부연습(을지연습)과 통합 및 확대하고,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의 억제태세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9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이 장관은 “연합연습을 프리덤 쉴드(freedom shield)라는 명칭으로 바꿔서 하는데, ‘쉴드’는 방패라는 의미로 방어적 훈련이라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 자유를 수호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미 연합 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은 사실 큰 관계가 없다. 우리가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북한은 마음 먹으면 핵실험을 한다. 다만 그 (핵실험) 시점을 우리 훈련과 연계해서 할 것인지는 김정은의 의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 차원에서 동맹의 억제력 향상과 한미 간 전략적 소통 강화를 위해 가까운 시일 내 EDSCG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EDSCG는 한미 외교·국방당국 차관이 ‘2+2’ 형태로 만나 확장억제의 원활한 운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6년 12월 출범한 협의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화해 무드로 인해 2018년 1월 2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정상회담 때 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EDSCG가 9월 중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선 콜린 칼 정책차관이 EDSCG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도 EDSCG 재가동 이후 연내 적절한 시점에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TTX는 한반도에서의 핵위기 발생에 대비한 한미 공동의 억제 및 확장억제 개념의 이해, 위기관리 의사결정과 효과적인 연합억제방안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습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토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장관은 “EDSCG는 한 단계 높은 정책적 차원에서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보면 되고, TTX는 군사적 차원에서 대비·대응하는 수준에서 굉장히 실효성 있는 연습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이 장관은 우리 군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 강화와 함께 전략사령부 창설도 추진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아울러 회담에선 김 총비서가 지난 27일 전승절 행사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실명 비난한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특별히 대응해야 한다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장관이 관련한 언급을 하자, 오스틴 장관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를 찾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이종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를 찾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뉴스1(워싱턴특파원단 제공)
양 장관은 또 일본을 포함한 3국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전했다. 이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의 여부에 대해 “포괄적인 정보공유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지소미아에 대한 별도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두 장관은 역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을 자유·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공동의 약속을 확인했다.

이 장관은 “인·태 지역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운항이 보장돼야 하고 대만해협의 평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미국과 같은 생각”이라며 “우리 정부도 인·태 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이행 계획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애기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두 장관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조속히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에 공감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이 장관은 전했다.

이 장관은 중국 및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훈련 참여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이 현재 나아가는 활동들에 대해 함께 우려를 했다”면서 “실제 중국의 위협에 대해 직접 함께 훈련한다는 차원보단 2017년까지 해왔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라든지, ‘퍼시픽 드래곤’ 훈련 등을 과거 수준으로 다시 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스틴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은 활발하고 강력한 동맹”이라고 평가한 뒤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여러 가지 주요한 도전들에 함께 직면하고 있고, 그들 중에는 북한에 의한 위협이 있다”면서 북한 정권은 역사상 가장 활발하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동맹은 그런 위협에 대해 변함없이 준비된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불안정한 상태로 이끌어 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준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체제 경쟁국들의 공격에 맞서 우리의 억지 태세를 어떠헥 더 강화할 수 있을지 생산적인 논의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양국의 번영 기반이 된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는데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장관은 지난 27일 열린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을 거론, “1년 전 오스틴 장관이 착공식에 참석했고, 27일 준공식에는 제가 참석함으로써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추모의 벽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했다는 점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추모의 벽에 새겨진 전사자 명단과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문구는 한미동맹의 뿌리이며 초석”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해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실험 억제 방안, 핵실험 시 한미 대응 문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 제고 방안, 한미 군사훈련의 수준 향상 방안을 의제로 제시했다.

이 장관은 “오늘 회담에서 여러 가지 성과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북한의 위협이 크면 클수록, 도발이 있으면 있을수록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더 공고해질 수밖에 없겠다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워싱턴·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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