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연이어 거친 언사를 했다. 한미일 밀착에 북한과 중국이 거친 표현으로 대응하면서 동북아에 긴장이 조성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전승 69돌 기념행사에서 “남조선 정권과 군부 깡패들이 군사적으로 우리와 맞서볼 궁리를 하고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수단과 방법에 의거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천만에!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한국을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과의 그 어떤 군사적 충돌에도 대처할 철저한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언한다”며 “미국이 우리 국가의 영상을 계속 훼손시키고 우리의 안전과 근본 이익을 계속해 엄중히 침해하려든다면 반드시 더 큰 불안과 위기를 감수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에 이어 시진핑 주석도 위협 발언 수위를 높였다.
지난 28일 미중 정상 간 통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약화하거나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인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히자 시 주석은 “민심은 저버릴 수 없고,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그 자신이 불에 탄다(타 죽는다)”고 응수했다.
시 주석은 또 “우리는 대만 독립과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이라며 “중국의 국가적 자주권과 영토의 온전함을 단호히 수호하려는 14억 이상의 중국 인민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중국이 한미와 한미일 간 안보 협력 강화를 경계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하루 차이로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이와 함께 북한과 중국은 공조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 북중 우의탑을 찾아 “조국 해방 전쟁의 위대한 승리사에 역력히 아로새겨진 중국 인민지원군 장병들의 빛나는 전투적 위훈과 공적은 불멸할 것”이라며 “피로써 맺어지고 역사의 온갖 격난 속에서 더욱 굳건해진 조중(북중) 친선은 사회주의 위업의 줄기찬 전진과 더불어 대를 이어 계승 발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조중) 우의탑(友誼塔)은 평양 모란봉 구역에 있는 기념탑이다. 이 탑은 한국 전쟁에 참전한 중국 인민 지원군을 기념하기 위해 1959년 10월25일 건립됐다. 이는 북한과 중국 간 친선 관계를 상징하는 탑이다.
중국도 화답했다. 중국에서 김 위원장의 전승절 기념 연설을 옹호하며 한국과 미국에 책임을 돌리는 발언이 잇따랐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2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북한의 목소리는 한반도 정세를 더 악화시키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며 “북한이 새로운 무기 실험과 군사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 연구원은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미국은 북한과 무조건 평화협상을 하겠다는 의지에 대해 ‘립서비스’만 해왔을 뿐 아직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은 한반도 긴장을 촉발하는 모든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려고 하고 있는데, 이는 음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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