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내부 “실세 수석 보이지 않아”… 비서실장-정무-홍보라인 교체 거론
일부선 “檢출신 위주 의사결정 안돼”
尹, 휴가중 지방 민생현장 방문 검토… 광복절 사면-경축사 구상 관심 쏠려
“주의 깊게 듣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여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두 달여 만에 20%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대통령실도 인적 쇄신 필요성을 일축하지 못하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
당초 대통령실 개편론은 ‘사적 채용’ 등 계속된 논란 속에 “대통령실에서 문제가 터지면 전면에 나서는 건 윤 대통령뿐”이라는 여권 내부의 비판 속에 물밑에서 거론됐다. 그러나 지지율 30% 선이 붕괴되고, ‘내부 총질’ 문자 파동에 여당의 내분까지 더해지면서 개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런 개편론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한 여권 인사는 “인사 교체만큼 확실한 변화 신호를 주는 조치가 없다”며 “당과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이미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등이 (교체 검토가 필요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2인자인 김 실장의 경우 지난달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저 누군지 아세요?”라고 할 정도다.
또 여당과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정무수석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 파문이 길어지고, 각종 논란에서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책임론에 직면한 상황. 몇몇 여당 의원들은 정무 라인에 대해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보다는 다른 채널을 활용하려 한다”는 불만도 내비치고 있다. 홍보 라인 역시 “각종 논란에 대한 해명이 일을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일부 수석과 비서관을 교체하는 소폭 인사와 비서실장까지 바꾸는 광폭 쇄신 두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 개편) 단행 여부와 폭은 오롯이 윤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고 전했다. 여기에 여권에서는 “무조건 교체가 능사가 아니라 적합한 새 인물을 찾을 수 있는지도 중요한 요소”라는 분위기다.
다만 인적 쇄신과 별개로 대통령실 운영 방식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에 ‘실세 수석’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찰 출신 측근 그룹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의중이 전해지고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수석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실질적인 정보와 권한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1일부터 닷새 동안 휴가를 떠나는 윤 대통령은 이런 여권의 목소리를 토대로 향후 국정 운영 방안 등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휴가 복귀 뒤 임박한 8·15광복절 특사 및 경축사도 윤 대통령의 ‘휴가 구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취임 첫 휴가에 나서는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중 2, 3일은 지방 민생 현장을 찾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휴가 동안 윤 대통령은 휴식을 취하고 국정 운영을 구상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이후 일을 철저히 하자는 이야기를 늘 (참모들에게) 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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