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토 공격 감수하고 한국 방위”… 한미, 확장억제협의체 9월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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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 워싱턴 개최 등 일정 합의
중단 4년 8개월만에 재가동
北 핵도발 대응 훈련도 강화하기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 위에서 세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장관 맞은편)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주 보며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오른쪽 위에서 세 번째)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장관 맞은편)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주 보며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면 미국 본토에 대한 핵 도발로 간주해 전략핵무기 등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전력을 동원해 맞대응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미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9월 재가동된다. EDSCG에선 핵추진 항모강습단, 핵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시기, 규모, 방식 등도 구체적으로 논의된다. EDSCG는 2018년 1월 2차 회의 이후 남북 관계 개선 등을 이유로 멈춰 섰다가 4년 8개월 만에 다시 열리는 것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가까운 시일 안에 EDSCG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9월 중 워싱턴에서 열기로 하고 세부 일정도 잠정 확정했다고 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회담 직후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EDSCG”라고 밝혔다. 북한이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위협을 가할 경우 미국의 응징을 보증하는 ‘안보장치’가 필요한데 EDSCG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앞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핵’을 포함시키는 강수를 두면서 EDSCG 조기 재가동까지 합의한 바 있다.

한미 장관은 EDSCG 개최 후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도 연내 더 강화해 개최하기로 했다. 확장억제수단 TTX는 핵위협, 핵사용 임박, 핵사용 등 단계별로 핵도발 상황을 가정해 한미 간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훈련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북한 공세에 맞서 억지 태세의 강화 방안과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구조적 경쟁자에 대해서도 생산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北 핵도발땐 핵 포함 모든 전력 맞대응’ 협의… 北에 강력 경고


확장억제협의체 9월 워싱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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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핵 군사공조 고삐 조이기로… 일각 “美전략무기 순환배치 재논의”
한미 군수뇌부, 美핵훈련 현장 참관… 연내 ‘확장억제 운용 연습’도 실시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의 9월 개최에 합의한 것은 남북 및 북-미 화해 기류로 다소 느슨해진 북핵 대응 군사 공조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신호탄이다. 동시에 전술핵을 개발하고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내는 등 핵무력 고도화에 몰두하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것이기도 하다.
○ EDSCG 재가동으로 北에 ‘핵 도전 말라’ 경고

EDSCG는 북한의 5차 핵실험(2016년 9월)을 계기로 처음 열렸다. 북한의 핵도발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재래식 무기 등 모든 군사적 수단(확장억제)으로 적시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외교·국방차관급 협의체가 가동된 것. 북한의 핵위협 고도화에 상응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한국 방어 공약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자는 게 핵심 취지였다.

하지만 2018년 1월 2차 회의 이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이 이어지면서 중단됐다. 그사이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한미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레드라인(금지선)’에 바짝 근접했다. 일각에선 이젠 북한의 핵무력이 미국의 확장억제를 무력화할 수준이란 우려까지 나왔다. 군 관계자는 31일 “한미 간 EDSCG 재가동 합의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 강력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EDSCG 재가동을 통해 핵을 실은 ICBM으로 워싱턴·뉴욕을, 단거리 핵미사일로 서울을 동시에 위협하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깰 수 있다고 보는 김정은의 ‘핵도박’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보다 수백, 수천 배의 핵무기 등 막강한 전력으로 한국을 방어하는 미국에 핵으로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

다른 군 관계자는 “향후 EDSCG에선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이 한국에서 적기에 발휘되는 방안 등도 본격적으로 강구될 것”이라고 전했다. ‘3대 핵전력(ICBM, 전략핵잠수함, 전락폭격기)’과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핵추진 항공모함 등이 핵실험, ICBM 도발 등 북한의 위협 고조 시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도록 한미가 머리를 맞댈 것이라는 의미다. 일각에선 초정밀 타격이 가능한 신형 저위력 핵무기 등을 확장억제 수단에 포함시키거나 1, 2차 EDSCG에서 논의됐던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 등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확장억제수단 TTX도 강화해 연내 열기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미국의 확장억제가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북한에 주지시키는 후속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 지휘부가 미 전략무기의 시험·훈련 현장을 참관하거나 3대 핵전력의 관련 기지와 시설을 방문해 운용 실태를 점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미는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EDSCG 개최 이후 예전보다 강화해서 연내 열기로 하면서 확장억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확장억제수단 TTX는 북한의 핵위협 단계별 상황에 맞춰서 한미 간 군사적 대응책을 점검하는 토의식 연례훈련이다. 2016년 2월 확장억제수단 TTX 때는 한국군 관계자들이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미니트맨3(ICBM)의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B-52 폭격기의 내부를 견학하기도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EDSCG는 정책적 차원에서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강하고 (확장억제수단) TTX는 군사적 차원에서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장관은 이달 하순에 실시되는 한미 연합연습을 국가 총력적 개념의 전구(戰區)급 훈련으로 통합 확대 시행하는 한편으로 내년부터 연대급 이상 연합 기동훈련도 재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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