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내부 총질’ 문자 파동 등 여권의 혼란 속에 불거진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과거 정부 청와대의 인사 교체 사례 등을 복기하며 개편에 대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1일 MBC 라디오에서 최근 민심 이반과 관련해 “대통령실 비서실에서 최소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며 “여당에서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이 그만뒀는데, 대통령실에서도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차기 비서실장과 관련해 “특히 대통령의 마음을 잘 읽는 분들 중에서 정무적 능력이 있는 분을 잘 쓰면 좋겠다”며 “현 (김대기) 비서실장은 만약 책임을 지더라도 후임 비서실장은 갖춰놓고 나가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책 기능은 보이지 않거나 허점을 드러냈고, 정무 라인은 여당과 대통령실 간 의사 조율 역량에 한계를 보인 만큼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책임론은 결국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대통령실 2인자’인 김대기 비서실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있던 정책실장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폐지해 비서실장의 위상이 더 커졌는데도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정책실장을 없애면서 굉장히 섣부른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도 대통령실의 정책과 정무 기능이 혼선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도 변하고, 내각도 변하고, 대통령도 변하는 걸 인적 쇄신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은 대체로 1년 이상 재임했지만 취임 후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떠난 사례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류우익 초대 비서실장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맞물려 취임 4개월 만에 퇴진했다. 박근혜 정부 허태열 초대 비서실장은 청와대 입성 후 5개월 만에 퇴진했다. 허 실장의 퇴진은 당시 대통령 방미 중 불거진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 인사 교체에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치 지금 어떤 일이 이쪽(대통령실) 사정인 것처럼 인용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관계자를 인용해 여러 억측이 나오고, (대통령) 휴가가 끝나면 뭐 할 거다, 어떤 쇄신을 한다는 건 근거가 없는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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